직장맘 토닥토닥 2편
사춘기 아이 교육법
심리적 독립 원하는 사춘기
부모 스스로 아이 성장 인정해야
사춘기, ‘사회인 기술’ 배우는 기회

아이에게 사춘기가 찾아온 건 알겠는데 말끝마다 틱틱거리고 짜증을 낸다. 좋은 말로 다독여도 반항하고, 야단을 쳐도 통하지 않고 반항한다. 이럴 때면 많은 부모가 “위엄은 고사하고 자존감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며 하소연한다. 부모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춘기는 자녀에게 사회인의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춘기는 자녀에게 사회인의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언젠가부터 아이가 숙제하기 싫어하고 학원을 가려 하지 않는다.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즐거워하며 나가지 말라거나 일찍 들어오라고 이야기하면 버럭 화를 낸다.

엄마는 더 많은 제재를 가하기 시작한다. 집에 오면 휴대전화를 보지 못하게 한다거나, 주말에는 몇시까지 들어와야 하는 통금시간을 정해주거나, 심할 땐 엄마가 시키는 것을 해야만 아이의 바람을 들어주겠다며 조건을 내건다.


사실 이럴 때 부모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럽다고 토로하는 부모도 숱하다. 이럴 때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도록’ 아이를 몰아세운다. 부모의 눈에서 삐뚤어지기 시작한 아이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기싸움을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가 고분고분할 리 없다. 그럴수록 아이는 거세게 반항하고 부모와 갈등이 격해진다. 

사춘기가 오면 아이들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호르몬이 급격하게 늘고 뇌가 빠르게 발달해 자기 자신의 생각만 옳은 것 같은 ‘자기중심성’이 강해진다. 그러면서 아이는 심리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하기를 원한다. 부모의 법칙에 투쟁함으로써 자기의 독립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자기중심성이 강해질 때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 간단하다. 기존의 양육법에 대한 관점을 바꾸면 된다.

아이가 자기 의견만 주장할 땐 ‘내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고 화내기보다 ‘자기 의견을 크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컸구나’라고 생각해보자. 귀가 시간을 정해줬는데 아이가 이를 어기고 친구들과 놀다가 늦게 들어오면 ‘이제 시간 관리에 협상을 해야 할 만큼 아이가 컸구나’라면서 이해해보자.


어떤 것을 질문했을 때 아이가 내가 알아서 한다고 큰소리를 친다면 ‘자기 일에 엄마인 나도 참견할 수 없도록 경계를 설정할 만큼 아이가 컸구나’라면서, 엄마가 숙제 검사를 한다고 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자기가 선택한 일의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을 만큼 컸구나’라고 넓게 생각해 보자. 그러면 부모가 그간 양육하고 훈육해왔던 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정리가 될 것이다. 

세상에 사춘기를 겪지 않는 아이는 없다. 부모가 사춘기에서 기인하는 현상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남은 사춘기 동안 부모와 아이는 좋은 관계를 가질 수도 있고, 전쟁을 치를 수도 있다. 이는 중요한 문제다. 사춘기 시절 부모와 좋은 관계를 경험한 아이는 성숙한 사회인의 기술을 먼저 배울 수 있다.

반대로 부모 입장에서 자녀의 사춘기는 지혜로운 사회인의 기술을 아이에게 가르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가령, 사회에서 자기 의견을 말하는 법, 자기가 원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게 다를 때 협상하는 법, 자기와 다른 이의 경계를 존중하는 법,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법 등이다.

사춘기 아이에게 부모와의 관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춘기 아이에게 부모와의 관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춘기 아이들은 신체적ㆍ심리적으로도 불균형한 상태다. 당연히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도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위기 속엔 기회가 존재하는 법이다. 아이의 사춘기를 부모에게 반항하는 불편한 시기로 볼 것인지, 아이가 잘 크고 있다는 감사할 수 있는 시기로 볼 것인지는 전적으로 부모만 결정할 수 있다.

조봄 더 봄 미술치료심리상담센터 소장
therapy5801@naver.com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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