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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이후 빠진 부진의 늪
MAU 좀처럼 회복 안 돼
구독료 인상 악수로 작용
하반기 작품 탄탄하지만
경쟁사 라인업도 만만찮아

디즈니플러스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사진=디즈니플러스 제공]
디즈니플러스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사진=디즈니플러스 제공]

최근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탈脫디즈니플러스’를 선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나스미디어의 3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내 OTT 서비스를 해지한 경험이 있는가’란 질문에 성인남녀 1900명 중 38.9%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기서 주목할 건 플랫폼별 응답률이다. 총 5개 OTT 중 디즈니플러스가 59.3%로 6개월 내 해지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업계 1위 넷플릭스(28.2%)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디즈니플러스를 해지한 이유로 전체의 45.3%(이하 복수응답)는 ‘보고 싶은 콘텐츠가 없어서’라고 답했다. ‘보려고 했던 콘텐츠를 이미 다 봐서’란 응답도 37.3%에 달했다. ‘구독료가 부담돼서’란 답이 30.6%로 3위를 차지한 것도 의미가 크다. 이를 풀어보면, OTT 구독자 중 상당수는 디즈니플러스를 ‘볼 게 없는 데다 가격까지 비싼 OTT’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어서다.

실제로 디즈니플러스의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디즈니플러스의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는 277만명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1위 넷플릭스(1237만명)는 차치하더라도, 2‧3위 쿠팡플레이(805만명)‧티빙(551만명)의 MAU에도 훨씬 못 미친다.

설문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디즈니플러스가 부진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흥행작의 부재’다. 지난해 중순 흥행에 성공한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 ‘최악의 악’ 이후로 디즈니플러스는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MAU도 2023년 9월 394만명으로 고점을 찍은 후 줄곧 감소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말 구독료를 올린 것도 악수가 됐다. 2023년 11월 1일 디즈니플러스는 9900이었던 기존 구독료를 1만3900원으로 4000원 인상했다. 빈자리는 기존 요금제보다 영상 화질이 떨어지고 동시 송출 기기수를 줄인 요금제(9900원)를 신설해 대체했다.

당연히 구독자가 이전 수준의 화질로 시청하려면 4000원 비싼 요금제를 택해야 했다. 사실상 요금 인상이나 다름 없는 조치.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디즈니플러스 구독료가 부담스럽다’는 응답률이 높았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디즈니플러스만 가격을 올린 건 아니다. 티빙과 넷플릭스도 비슷한 시기에 요금을 인상했다. 차이점은 티빙과 넷플릭스는 이후에도 흥행작을 꾸준히 선보여 MAU를 유지했지만, 디즈니플러스는 그러지 못했다는 거다. 지난 1월 선보인 오리지널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도 부진한 실적을 돌려놓기엔 역부족이었다.

유명 배우가 대거 출연했던 ‘킬러들의 쇼핑몰’도 이용자 수를 유지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사진=뉴시스]
유명 배우가 대거 출연했던 ‘킬러들의 쇼핑몰’도 이용자 수를 유지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사진=뉴시스]
[자료 | 나스미디어, 참고 | 3월 기준]
[자료 | 나스미디어, 참고 | 3월 기준]

그렇다고 돌파구가 없는 건 아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름값 높은 배우들로 무장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올해 대거 선보인다. 인기 배우 한효주‧주지훈 주연의 ‘지배종’을 4월 10일에, 영화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작인 ‘삼식이 삼촌’을 5월 중 공개한다.

이후엔 아직 출시일 미정인 ‘화인가 스캔들(김하늘‧주지훈)’ ‘트리거(김혜수)’ 등이 뒤를 잇는다. 라인업만 놓고 보면 디즈니플러스가 2024년을 ‘한국 시장 공략의 해’로 삼은 듯하다.

다만, 경쟁업체들의 라인업 역시 만만찮다는 점은 변수다. 넷플릭스는 올 하반기에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게임’ 시즌2와 ‘스위트홈’ 시즌3를 선보인다. 티빙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외전격인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공개를 준비 중이다. 과연 디즈니플러스는 쟁쟁한 경쟁작들을 누르고 올해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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