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숱한 논란 속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 연임 가능성 솔솔
연임하면 금감원 해임 권고 무시
현 대표 체제 유지하려는 이유

카카오 모빌리티가 류긍선 대표의 연임을 밀어붙이고 있다. 분식회계를 잡아낸 금융감독원의 ‘해임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거다. 2019년 류 대표가 키를 잡은 이후 카카오모빌리티가 숱한 논란에 휘말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문스러운 행보다. 이유가 뭘까. 더스쿠프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위험한 줄타기’를 취재했다. 

숱한 논란을 거친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번엔 분식회계 혐의에 휘말렸다.[사진=뉴시스]
숱한 논란을 거친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번엔 분식회계 혐의에 휘말렸다.[사진=뉴시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장首長의 연임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부터 카카오모빌리티를 이끌어온 류긍선 대표에게 한번 더 ‘키’를 맡기겠단 거다. 추가 임기는 1년이다. 비상장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1대 주주는 57.3%의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다. 카카오의 이의만 없다면 류 대표의 연임은 확정되는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로선 ‘뜻밖의 선택’이다. 금융감독원이 그의 연임을 공식적으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분식회계로 금감원에 덜미를 잡혔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구조는 가맹택시로부터 운임의 20%를 수수료로 받고 데이터 제공이나 광고의 대가로 추후 16~17%를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실질적인 매출은 운임의 3~4%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처음 받은 20% 수수료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렇게 부풀려진 금액은 전체 매출의 절반에 육박했다. 2022년 연결매출 7915억원 중 3000억원가량이 분식회계에 해당했다.

이런 ‘분식粉飾’이 고의적이라고 판단한 금감원은 높은 수준의 제재를 가했다. 류 대표의 해임 권고는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금감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회계기준을 바꾸면서도 해임 권고는 외면했다. 

왜일까. 류 대표의 리더십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걸까. 그렇지도 않다. 류 대표의 재임 기간(2019년~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크고 작은 논란에 휘말렸다. 2021년 택시호출시장의 95%가량을 점유하고 있던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의 일부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면서 요금을 끌어올렸다. 이 때문에 카카오T는 ‘시장을 독점한 뒤 가격을 인상하는’ 약탈적 서비스의 전형이란 비판을 받았다. 

공정하지 않은 방법을 동원해 경쟁 서비스를 견제한 일도 있었다. 경쟁사와 가맹계약을 체결한 택시에는 콜 서비스를 차단하고 자사 가맹택시에 더 유리한 콜을 배치하는 식이었다. 두 사건 모두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엔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s)으로 조사해 파문을 일으켰다. 유럽의 택시호출 플랫폼 ‘프리나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정보가 흘러나가자 제보자 색출에 나섰던 거였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안내와 동의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동의서엔 조사로 수집하는 데이터의 범위가 고지돼 있지 않았다. 이런 숱한 논란에도 카카오모빌리티가 ‘류긍선 지키기’에 나선 건 의아한 지점이다.

더구나 카카오는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수장 교체’로 문제를 수습해 왔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카카오 먹통 사태, 경영진 사법리스크,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등으로 악재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을 때 카카오는 대표 체제를 네번이나 바꿨다.[※참고: 2022년 3월 남궁훈 단독대표→2022년 6월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2022년 10월 홍은택 단독대표→2023년 12월 정신아 단독대표 내정.] 지난해에도 카카오엔터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수장을 바꿨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조직 내부에서 류 대표가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는 시각차가 있다”면서 “그룹 전체가 사법리스크로 흔들리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권고를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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