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적 설명보다 효과 큰 실제 사례

▲ 소비자 리뷰가 구매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믿을만한 정보를 골라내는 게 중요하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여기 두개의 질문이 있다. “10명 중 7명이 그 식당의 음식을 별로라고 말했다.” “그 식당에서 먹은 반찬의 재료가 몽땅 냉동이었다.” 어떤 말에 귀가 더 세워지는가. 소비자라면 십중팔구 “후자”라고 답할 것이다. 왜 일까. 답은 간단하다. 경험에 근거한 리뷰(실제 사례)가 통계보다 강한 임팩트를 주기 때문이다.

오늘날 소비자는 온라인 상의 ‘리뷰’에 많이 의존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소비자 10명 중 8명은 자신이 찾는 제품을 다른 소비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온라인에서 확인한다. 이를 사업모델로 활용해 성공한 기업도 많다. 여행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Trip Advisor)나 숙박공유사이트인 에어비앤비(Airbnb)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의사결정을 앞두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람들의 리뷰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엄청난 양의 리뷰들 중에 믿을만한 정보를 어떻게 골라내는 걸까. 소비자들은 리뷰를 작성한 사람이 해당 제품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인가, 그 사람의 상황이 나와 비슷한가를 따져본다. 리뷰의 의도가 상업적인지, 아니면 순수한 것인지도 파악한다. 리뷰 내용 중 긍정적인 내용과 부정적인 내용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여러 리뷰어들과의 일치 정도, 서술양식과 사진, 내용 전개의 논리성 등도 판단의 기준이 된다.

소비자 리뷰의 중요성을 아는 기업들은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자사 제품에 대한 리뷰의 양을 늘리기 위해 애쓴다. 의도적으로 페이지뷰를 늘리고, 검색어 상위에 오르도록 작업한다. 하지만 다수의 리뷰에 근거한 통계적 설명은 하나의 실제 사례보다 효과가 덜하다. 수많은 리뷰의 평균점수보다 “그 식당에서 먹은 반찬들의 재료는 냉동이었다”는 실제 사례가 소비자들에게 더 큰 반향을 일으킨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가 리뷰의 내용을 자신의 경험이나 정서와 쉽게 연결하기 때문이다. “그 식당에서 먹은 냉동반찬”이라는 표현은 소비자가 과거에 겪은 안 좋았던 음식이나 그때의 기분을 무의식 중에 떠올리게 하고, 해당 식당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것이 전체 소비자나 전체적 경험을 대표하는 게 아니더라도 소비자 태도에 강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다.

이는 기업이 비용을 들여 수많은 호의적 소비자 리뷰를 생성한다고 하더라도 한두개의 생생한 부정적인 사례가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기업이 긍정적인 리뷰의 수를 늘리는 것보다 부정적이고 생생한 리뷰가 나오지 않도록 예방하고 대응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엔 소비자들이 믿을만한 소비자 리뷰를 찾아내기 위해 나름대로 다양한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필자가 가르치는 학생들만 봐도 그렇다. 그들은 검색어 입력 후에 앞의 두세 페이지를 건너뛰고 네번째나 다섯번째 페이지에 나오는 리뷰를 읽기 시작하거나 주요 검색어와 ‘솔직’ ‘실망’ ‘내 돈 주고’ 등의 단어를 조합해 ‘작업’하지 않은 리뷰를 찾아내기도 한다. 사진이 선명하거나 비슷한 사진이 계속 등장하면 업체에서 제공한 사진이라고 불신하기도 한다.

소비자 리뷰는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윈윈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중요한 정보원이다. 소비자가 리뷰를 신뢰할 수 있어야 리뷰가 정보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리고 잊지 마시라. 만족한 소비자보다는 실망한 소비자가 더 많이 리뷰를 작성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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