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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작은 정비소를 죽이려 하나

기사승인 [245호] 2017.06.28  06: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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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화재의 불편한 민낯

작은 정비소를 운영하는 김민철(가명)씨. 그는 삼성화재가 자동차 수리비를 이유 없이 삭감하자 “왜 그러느냐”며 반기를 들었다. 수리비를 아예 받지 않겠다면서 버티기도 했다. 작은 저항이었지만 후폭풍은 그의 생계를 위협했다. 삼성화재는 민원, 소송 등으로 김씨를 압박했다. 각각 ‘이유 없음’ ‘무혐의’로 밝혀졌지만 보복을 멈추지 않는다. 삼성화재의 추악한 갑질을 취재했다.

   
▲ 삼성화재가 정비업체를 상대로 민원과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인천 서구 석남동에서 자동차정비소를 운영하는 김민철(가명)씨. 봄바람이 ‘따스함’을 조금씩 머금던 지난해 4월 인천 서구청으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이런 내용이었다. “… 3개월 전 정비소에 수리를 맡긴 고객이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구청으로 들어오세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부랴부랴 구청을 찾은 김씨는 민원을 제기한 고객을 확인하고 또 한번 놀랐다.

민원제기인이 수리를 맡긴 고객이 아니라 삼성화재였기 때문이다. 순간 그는 ‘보복성 민원’이라는 걸 몸으로 느꼈다. 민원이 제기되기 직전 성난 마음에 삼성화재에 ‘반기反旗’를 든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수리비 삭감이 과도해 한동안 (수리비) 청구를 하지 않았어요. 받은 수리비는 아예 돌려보냈죠.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민원인 삼성화재’라는 글씨를 보는 순간 ‘아! 올 게 왔구나’ 싶었죠.”

   
민원 사유도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정비업체가 차량 수리 전 대략의 내용과 비용을 담은 견적서를 고객에게 전달한다(선견적서). 하지만 김씨는 아무런 내용을 통보하지 않은 채 정비를 했다.” 민원은 사실이 아니었다. 김씨는 선견적서를 고객에게 전달했다. 그렇다면 삼성화재는 무엇 때문에 민원을 제기한 걸까. “차량을 수리하려면 어떤 부품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하잖아요. 그래서 자동차 속을 볼 수밖에 없어요. 정비업계에선 이 과정을 ‘탈착’이라고 하는데, 삼성화재가 이를 두고 ‘견적서를 발급하지 않고 수리를 했다’고 주장했어요.”

김씨는 삼성화재가 제기한 엉뚱한 민원을 풀기 위해 무려 4개월 동안 구청은 물론 국토교통부까지 찾아다니면서 해명을 해야 했다. 삼성화재가 정당한 정비업무를 비틀어가면서 민원을 제기했으니, 도리가 없었다. 그 기간 정비소 업무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음은 물론이다. 김씨는 “삼성화재가 제기한 민원은 별 문제 없이 해결됐다”면서 “하지만 삼성화재는 끝까지 민원을 철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원 문제가 해결된 후 김씨는 삼성화재을 상대로 수리비 차액금을 받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화재 역시 보복을 멈추지 않았다. 되레 ‘엉뚱한 고소ㆍ고발’을 제기해 김씨를 괴롭혔다. 혐의는 상습사기와 보험사기특별법위반. 김씨는 억울함을 털어놨다. “제가 수리한 차량 12대를 추려서 고소를 했더라구요. 이상 없는 부품을 교체한 것도 모자라, 더 많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고의로 부품을 파손해 교체했다는 주장까지 했어요. 말도 안 되는 얘기였죠.”

민원 안 먹혀 소송 제기했나

이 수사는 7개월 동안 계속됐다. 김씨는 의혹이 제기된 12대의 자료를 일일이 찾아 한건한건 해명했다. 3일 연속 경찰서를 찾아 차량 수리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말이 안 되는 혐의’였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불안감을 떨칠 수는 없었다. 보험사기가 입증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보험사기특별법)’을 내야 한다는 점도 가슴을 짓눌렀다.

경제적 어려움도 김씨를 압박했다. 잇따른 민원과 고소ㆍ고발을 해결하기 위해 쫓아다니는 동안 정비소 일은 거의 놓다시피 했다. “민원과 소송을 해결하느라 영업을 거의 못했죠. 결국 직원들 월급은 물론 세금을 내기도 버거운 상황에 몰렸어요. 급하게 신용보증기금에서 돈을 빌려 어려움을 넘겼어요.”
   
▲ 삼성화재의 영세 정비업체를 향한 갑질이 도를 지나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불행 중 다행으로 김씨는 지난 8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김 씨에게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되레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불복해 항고를 한 것으로 더스쿠프(The SCOOP) 취재결과 드러났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고의 파손으로 보기 어렵고 소액이라는 점 때문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확대수리 및 허위청구 부분을 면밀히 조사해 달라는 의미에서 항고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씨는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삼성화재에 반기를 들자마자 민원제기, 소송 등이 잇따랐다”면서 “작은 정비소를 상대로 삼성화재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점유율 1위 손보사의 민낯

실제로 김씨의 정비소는 작다. 직원이 4~5명에 불과하다. 이렇게 작은 정비소를 매출만 20조원을 훌쩍 넘는 삼성화재가 물고 뜯는 이유는 뭘까. 업계 사람들은 익명을 전제로 이렇게 말했다. “인천에서 영업 중인 자동차정비업체는 약 300곳에 달한다. 삼성화재를 향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곳이 반기를 들면 어떻게 번질지 모른다. 아마도 김씨를 본보기로 삼고 끝까지 때리려는 것 같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이미 검찰 조사로 무혐의 처분을 받는 사건이 항고로 뒤집힐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무혐의 처분의 이유에서 알 수 있듯이 고의성을 찾지 못했고 금전적으로 취한 이득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중소 정비업체를 상대로 무리한 고소ㆍ고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눈 밖에 난 업체를 길들이려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가 추악한 갑질을 하고 있다는 일침이다. 그렇다. 삼성화재의 갑질에 김씨는 두번이나 위기를 맞았고, 지금도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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