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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무인점포에는 없는 ‘마지막 터치’

기사승인 [242호] 2017.06.09  08: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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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산 과정까지 서비스 바라는 소비자

▲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계산 과정까지 서비스 받길 원한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무인점포, 셀프 계산대가 늘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보급돼 왔고, 국내에서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판매자 입장에선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선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그 진행이 더디다. 왜일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지난해 말부터 미국 시애틀에 계산대도, 계산원도 없는 무인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아마존 고를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입구에서 스마트폰 인증을 거쳐 매장에 입장할 수 있고, 물품을 고른 뒤엔 그냥 나가면 된다. 결제는 가상 목록을 통해서 스마트폰 앱에 저장한 신용카드로 이뤄진다. 소비자의 아마존 계정에 금액이 청구되고 영수증은 휴대전화로 받는다.

아마존 고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슈퍼마켓들이 비슷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기계 앞에서 스스로 물품대금을 지불하는 ‘셀프 체크아웃’ 시스템이 그것이다. 셀프 체크아웃 시스템은 북미와 유럽권에서는 오래 전부터 보급돼 왔고 지속적인 성장세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의 한 미래전망 보고서는 2023년까지 체크아웃 시스템 관련 산업의 규모가 매년 약 16% 성장해 2023년에는 180억 달러(약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존 고와 셀프 체크아웃 시스템은 소비자와 판매자에게 모두 좋다. 무엇보다 소비자는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구매한 물품을 하나하나 누군가에게 보일 필요도 없다. 계산대에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시간과 단계도 줄이는 게 가능하다.

그렇다면 판매자는 어떤 이득을 얻을까. 뭐니 뭐니 해도 ‘인건비’와 ‘운영비’ 절약이라는 혜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편의성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셀프 체크아웃 시스템 보급이 더디다. 소비자 반응도 썩 좋지 않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 유통업체는 할인이나 1+1 등의 프로모션이 많다. 이런 프로모션은 셀프 체크아웃 시스템에 적절치 않다. 가장 큰 장애요인은 소비자들이 쇼핑의 마지막 단계인 계산 과정까지 서비스를 바란다는 점이다. 그걸 당연시하다 보니 셀프 체크아웃 서비스는 어딘가 손해 보는 느낌이다.

그들은 기계를 마주하면서 ‘기계적 응대’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그것은 이내 고객을 존중하지 않는 처사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또 있다. 기계를 조작하면서 셀프 체크아웃의 장점인 ‘편리하고, 빠르고, 간편하다’는 인식을 체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 중장년 소비자들은 아직도 기계-셀프 체크아웃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그 과정을 불편하게 생각한다.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고 통제감보다 좌절감을 겪는 사례가 많다.

필자는 소위 대학도 나왔고, 영어도 읽을 줄 아는 평균적인 주부 소비자라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마트에 가서 셀프 체크인을 하거나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주문이나 결제를 할 때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신용카드는 또 어느 방향으로 긁어야 하는지, 계산할 때 가방은 어디에 둬야 하는지도 고민이다.

필자와 같은 고민을 해본 사람이 많지 않을까. 체크아웃 단계는 소비자들이 돈을 내는, 기업들이 가장 고마워해야 할 ‘마무리 터치’ 단계다. 고객이 왜 헤매는지, 시스템이 왜 더디게 보급되는지 지켜보고 개선하라. 마무리 단계에서 고객을 짜증나게 하면 고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더스쿠프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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