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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치의 혀’로 국민 농락 말라

기사승인 [238호] 2017.05.02  14: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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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일의 다르게 보는 경영수업

▲ 대선후보의 공약 중 국민을 홀리는 건 많지만 마음을 흔드는 건 거의 없다. [사진=뉴시스]

대선후보들이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남은 문제는 공약의 현실화다. 아쉽게도 지금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될 확률이 높다. 세치의 혀로 국민을 얄팍하게 홀리는 공약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합종연횡合從連橫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중국 전국시대 소진과 장의의 예를 통해 공약의 문제점을 짚어보자.

조기 대선 앞에 ‘장미’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직전 대통령은 파면됐고,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으니, 그리도 아름답게 포장한 모양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지금 혼돈과 암흑을 뚫고 한걸음 전진해야 하는 암중일로暗中一路의 국면에 서있다.

경제는 저성장과 양극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고, 이를 뒷받침해야 할 중소기업은 활로를 못 찾고 있다. 외교는 또 어떤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 문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이렇게 복잡한 가운데 차기 집권을 두고 보수ㆍ진보가 뒤섞여 기교와 수사修辭가 가민된 정책만 남발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사자성어를 빌려 표현하면 ‘교언영색巧言令色(아첨하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인 상황임에 틀림없다. 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가 객관적인 시선으로 봐도 대선후보들의 정책은 국민의 뼈아픈 상처를 치유하기엔 역부족이다.

왜 그런 걸까. 이유는 국민과 동떨어져 있는 ‘유세객遊說客’에 있을지 모른다. 유세객은 대선후보 캠프에 둥지를 틀고 정책을 제안하는 교수, 변호사, CEO 등을 말한다. 좋은 말로 유세객은 자신 또는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주장을 선전하면서 돌아다닌다.

나쁜 말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자기가 미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온갖 술수와 모략을 만들어 외양을 포장하는 사람들.” 나쁜 뜻에서 보듯 유세객의 말로는 비참할 때가 많다. 중국 전국시대로 시계추를 돌려보자.

2300여년 전, 소진은 여섯나라가 뭉쳐 진나라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합종合從’ 정책이었다. 이에 맞서 장의는 여섯나라를 1대1로 깨뜨려야 한다는 ‘연횡連橫’ 정책을 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합종연횡의 유래다.

소진과 장의가 가진 건 오로지 ‘혀’뿐이었다. 교묘한 웅변술로 무장한 소진은 여섯나라의 재상으로 거듭났다. 그로부터 15년 후 장의는 여섯나라를 이간질해 동맹을 깨버렸고, 후일 진나라의 재상이 돼 부귀영화를 누렸다.

▲ 김우일 대우M&A 대표
하지만 두 사람의 말로는 최악이었다. 소진은 권세를 잃은 뒤 암살당했다. 장의는 진나라가 통일하기 전 재상 자리에서 쫓겨났다. 오늘날까지 내려오는 이 유명한 합종연횡을 통해 우리는 두가지 의미를 새겨야 한다.

첫째는 세치의 혀가 갖고 있는 치명적 문제점이다. 두 유세객은 세치의 혀로 상대방의 귀를 훔치는 데만 주력했다. 진심을 다해 상대방의 마음을 얻으려 하지 않았고, 결국 비참한 말로를 맞았다.

둘째는 합종이 연횡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약소국은 동맹을 하더라도 강대국을 이기기 어렵다. 처음엔 힘을 합칠지 모르지만 불신이 싹트는 순간 ‘동맹’은 헐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 두가지 의미는 장미대선에 뛰어는 후보진영에 메시지를 준다.

무엇보다 대선 유세객들은 세치의 혀가 아닌 진정한 마음으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지지율이 낮은 군소후보들은 연대책보단 내실을 갖추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어려운가? 국민의 지엄한 뜻, 그것만 고집스럽게 좇으라는 거다.
김우일 대우M&A 대표 wikimokgu@hanmail.net | 더스쿠프


김우일 대우M&A 대표 wikimokgu@hanmail.net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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