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 부는 IB바람

▲ 10월 30일 금융위원회가 국개 대형 증권사 5곳을 투자은행으로 선정했다.

금융위원회가 자기자본 3조원이 넘는 국내 대형 증권사 5곳을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로 선정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본격적인 투자은행(IB)의 업무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투자은행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투자은행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살펴봤다.

국내 5개 증권사가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됐다. 투자은행 업무의 본격적인 시작이 기대되는 가운데 증권업계가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월 30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증권ㆍ우리투자증권ㆍKDB대우증권ㆍ한국투자증권ㆍ현대증권 등 5곳을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선정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요건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상법상 주식회사, 증권 인수업무 수행, 위험관리와 내부통제기준 구비 등이 있다. 투자은행 선정은 지난 8월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5개 증권사는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전담중개(프라임브로커리지) 업무 등을 통해 기업 투자와 융자, 인수ㆍ합병(M&A) 등 종합적인 기업금융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투자은행으로 선정된 5개의 증권사는 3조원 시상의 자기자본 요건을 갖추고 IB 업무를 강화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해왔다. 증권사는 기업 신용공여, 기업대출 사업, 전담중개업무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업계의 세계시장 진출 활성화를 위해서 반가운 일이다”며 “IT와 소프트웨어 업계에는 세계적인 기업이 있지만 유독 금융업계만 글로벌화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있다. 성공적인 투자은행으로의 변신이 어렵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은행이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지금 증권업계의 시장 상황도 좋지 않지만 정부의 기조자체가 금융소비자 보호 쪽으로 가고 있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에 적당한 시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기자본금이 너무 적다는 평가도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자기자본 3조원이 충분한 것은 아니다”며 “국내 IB시장 규모가 작고 위탁판매 상황도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자기자본을 높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며 “대형사들간의 인수ㆍ합병 등을 통해 자본 규모를 키우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현재 150%로 정해져 있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자은행의 성공은 힘들다는 지적이다. 투자은행의 총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투자은행은 NCR을 150%이상 유지해야 하는 규제 때문에 실제로 자기자본 100%에 해당하는 신용공여는 어렵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투자은행의 시행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규제가 너무 많다”며 “NCR 규정 등 투자은행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크게 바뀌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주식ㆍ채권 등의 투자위험에 대한 비교를 통해서 자기자본비율(BIS)) 제도와 NCR제도 사이의 차이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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