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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풍 지나가고 거품만 남았다

기사승인 [46호] 2013.06.07  09: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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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낱 공염불에 그친 막걸리 열풍

   
▲ 고공행진을 하던 막걸리의 인기가 식고 있다. 막걸리의 한계와 단점을 무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막걸리 열풍이 수그러들고 있다. 수출량은 물론 내수량도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막걸리 열풍에 취해 단점과 한계를 개선하지 않은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막걸리의 한계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개선해야 한다. 여기서 늦으면 막걸리 열풍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2009년 대한민국에 막걸리 찬가가 울려 퍼졌다. 서민의 술 막걸리의 위상이 달라진 것이다. 퓨전 막걸리 집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막걸리를 즐기지 않던 젊은층은 물론 여성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형형색색의 퓨전 막걸리도 등장했다. 골프장•카지노•고급 호텔에서도 막걸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2011년 국세청이 발표한 ‘2011년 주류 출고동향’에 따르면 2010년 막걸리 출고량은 41만2000kL로 2009년 26만kL보다 58.1%가 증가했다. 2009년 47.8%에 이어 2년 연속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또한 전체 주류 출고량의 12.0%를 차지해 1994년 이후 16년만에 두자릿수 점유율을 회복했다. 그만큼 잘 팔렸다는 얘기다.

막걸리 인기의 근원지는 국내가 아니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일본에서 시작된 막걸리 열풍이 국내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2010년 막걸리 수출량은 1만9047kL로 2009년 6978kL보다 178.1%가 늘었다. 특히 전체 수출량의 81%를 차지한 일본은 1년 사이에 수출량이 5205kL에서 1만5699kL로 201.4%가 증가했다.

힘을 잃고 있는 막걸리의 인기

   
 
막걸리가 폭발적인 인기를 보인 이유는 다양했다. 무엇보다 한류와 웰빙 열풍으로 막걸리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 받았다. 생막걸리의 경우 자연발효식품으로 일일 섭취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 10여종이 함유돼 있다. 발효주인 덕분에 효모와 유산균도 많다. 특히 단백질이 2%나 들어 있다. 단백질을 3% 함유한 우유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양이다. 영양소가 풍부한 술이라는 얘기다.

2011년에는 막걸리에 항암물질인 피네졸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이 밝혀져 막걸리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또 다른 계기가 됐다. 다른 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게다가 맛까지 일품이다. 톡 쏘는 막걸리 특유의 맛은 세계 어떤 술도 흉내 내기 어렵다. 발효과정에서 탄산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이다. 막걸리(750mL)에 함유돼 있는 탄산량은 2.5VOL. 1.5L들이 콜라에 들어 있는 탄산량의 25% 수준이다.

이런 막걸리의 인기가 최근 들어 시들해지고 있다. 막걸리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막걸리 내수량은 2011년 40만kL에서 39만kL로 줄었다. 내수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출량도 2011년 3만5530kL에서 지난해 2만1196kL로 줄어들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막걸리가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첫째 이유는 대부분의 막걸리가 일본으로 수출된다는 것에 있다. 일본 주류소비 트렌드가 무알코올 음료로 바뀌고 있고 후쿠시마 지진으로 타격을 입은 일본 전통주 생산지가 정상화되면서 막걸리 수입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아베정부의 우경화로 인한 일본내 반한감정의 상승과 양적완화 조치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진행되는 ‘엔화 약세’도 악재로 작용했다.
   
국내 소비도 마찬가지다. 술에 대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술 소비의 주요 고객인 젊은층이 변했다. 수입 맥주의 소비가 늘고 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는 소맥이 유행해 막걸리의 소비가 줄었다는 것이다. 국순당 관계자는 “20~30대의 젊은층이 막걸리보다 수입 맥주를 먼저 찾고 있다”며 “최근에는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일명 ‘소맥’이 지속적으로 유행하면서 막걸리를 찾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막걸리의 한계와 문제점이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것이다. 막걸리 열풍이 거세게 불었던 2009년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막걸리가 가진 한계와 문제점을 얘기했다. 그러나 막걸리의 열풍에 취해서인지 개선된 점이 거의 없다.

   
 
막걸리의 가장 큰 단점인 유통기한이 짧다는 것이다. 생막걸리의 경우 평균 유통기한은 10도 이하 냉장보관시 10여일에 불과하다. 살균 막걸리의 경우 유통기한이 6개월~1년에 이르지만 생막걸리의 장점이 없다. 발효를 억제하기 위해 유산균의 원천인 효모를 죽여 막걸리의 장점인 청량한 맛과 기능성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실제 일본 현지에서 생막걸리가 인기를 얻으면서 수출품인 멸균 막걸리의 비중이 줄고 있는 점도 수출의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막걸리 업체가 영세하기 때문에 연구개발(R&D)을 위한 자금과 시간이 없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국가차원의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유통기한 연장을 위해 연구 용역을 맡겼다”며 “아직 연구중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 품질 등급제의 시행도 아직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9월부터 품질 인증 제도를 시행해 품질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품질인증 마크는 제품에 대한 품질인증인 녹색바탕의 ‘가’형과 재료를 100% 국내산을 사용한 황금색 바탕의 ‘나’형 두가지다. 그러나 등급제가 세밀하지 못하단 지적이다. 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 소장은 “국산과 수입의 단순한 잣대로 등급을 나누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며 “사용되는 쌀의 품종과 햅쌀 사용여부 등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세분화된 등급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예견된 막걸리의 한계

   
▲ 막걸리 열풍을 잇지 위해선 연구개발과 마케팅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막걸리가 한국 전통의 술이라는 점도 더욱 부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통주의 연구가 지속돼야 하고 막걸리 제조에 사용되는 누룩부터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막걸리에 사용되는 누룩은 일본식 누룩인 ‘입국’과 개량누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느 막걸리나 비슷한 맛과 향이 나는 것이다. 술은 사용하는 누룩의 종류에 따라 향과 맛이 바뀐다. 전통 누룩을 개발하고 활성화하지 않으면 껍데기만 전통주인 막걸리를 만들 뿐이다. 막걸리가 한국의 술이란 것을 알리려면 우리 고유의 재료와 누룩이 사용돼야 한다.

막걸리 제조업체가 변화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막걸리 열풍이 불었던 지난 2~3년 동안 대부분의 업체가 현실에 안주했다”며 “맥주•소주•사케•와인 등 다른 종류의 술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저가 경쟁을 통한 막걸리 시장 나눠 먹기에 급급했다”고 말했다. 양질의 막걸리 생산을 통해 제조업체 스스로 고급•특성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막걸리 업계가 영세하다는 것을 핑계로 연구개발이나 마케팅에 투자하지 않으면 막걸리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발전을 이룩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막걸리는 많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막걸리의 한계를 파악하고 개선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또 한번의 막걸리 찬가를 울릴 수 있는 지름길이다. 지금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 @ksg0620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ksg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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