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가능할까

위생허가를 신청했지만 중국 측은 답을 주지 않았다. 쪼그라드는 실적을 보며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 잇츠한불은 중국에 직접 들어가기로 했다. 목이 말라 우물을 판 셈인데 결과는 아직 미지수다.

▲ 잇츠한불이 중국 후저우 공장 가동으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잇츠한불에게 달팽이크림(제품명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은 병 주고 약 주는 존재다. 과거 중국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실적 악화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또한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꾸게 하는 존재 역시 달팽이크림이다.

잇츠한불(당시 잇츠스킨)은 날개 돋친 듯 팔리는 달팽이크림 덕분에 2013년 524억원이던 매출액이 1년 만인 2014년 2419억원으로 급증했다. 2015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3096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말에는 유가증권시장에도 상장했다.

 

잇츠한불은 기세를 몰아 중국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위해 중국 현지법인이 2015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중국 당국에 136개 제품에 대한 위생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오매불망 기다려도 중국은 묵묵부답이었다. 2016년 3월 일부 제품에 대해선 허가를 내줬지만 달팽이점액질(뮤신)의 위생허가는 끝내 내주지 않았다.

잇츠한불에겐 치명적인 처분이었다. 전체 제품 중 달팽이 제품(일반+홍삼) 매출이 절반 이상인 데다 수출대행(기업형 보따리상) 매출이 전체의 20%를 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이슈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악화일로를 걸어야만 했다. 지난해 매출은 2457억원으로 감소했고, 상장 후 8만원을 넘었던 주가는 지난해 반토막까지 떨어졌다.

그런 잇츠한불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중국 현지 생산공장이 문을 연 것이다. 잇츠한불은 3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8월 중국 후저우(湖州) 뷰티타운에 공장을 세웠다. 10월 27일엔 중국 당국으로부터 생산허가도 얻었다. 위생허가를 받지 못해 중국 오프라인 채널에서 제품을 팔지 못했던 숙제를 풀게 된 거다.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후저우 공장 가동으로 위생 허가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면서 “올해 후저우 공장에서 288억원의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잇츠한불 관계자는 “아직까진 공장 가동률은 30~40% 수준이라 큰 폭으로 성장하는 걸 기대하긴 이르다”면서도 “점진적으로 생산량이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숙제가 끝난 건 아니다. 로드숍과 오프라인 유통점의 침체는 잇츠한불에게 여전히 어려운 숙제로 남았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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