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다문화가정의 재무설계 下

저금리 시기 연 4~6%의 이율을 제공하는 적금 상품이 있다면 어떨까. 물론 모든 사람이 가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우대금리 상품이라서다. 하지만 가입 조건에 해당하면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 웬만한 투자 수익률과 맞먹는 이율을 제공받을 수 있어서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유씨 부부의 재무솔루션을 살펴봤다. ‘실전재테크 Lab’ 8편 마지막 이야기다.

▲ 다문화가정은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우대금리 상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여느 다문화가정처럼 재무적 관점에서 차이를 보였던 유정학(가명ㆍ42)씨와 유명주(가명ㆍ31)씨 부부는 재무상담을 통해 공통의 재무목표를 세웠다. 생활비(30만원), 부부용돈(30만원), 의류ㆍ미용비(5만원), 보험료(27만원) 등을 줄여 월 지출을 280만원에서 188만원으로 92만원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매월 10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던 유씨 부부의 가계재정은 82만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이제 남은 건 82만원의 여유자금을 활용해 부부의 재무목표 1순위인 노후준비를 알차게 대비하는 것이다. 여유자금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완벽한 노후준비를 하는 건 쉽지 않다. 앞으로 증가할 아들의 교육자금도 마련해야 한다. 

필자는 부부에게 최우선 과제로 종잣돈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노후준비든 뭐든 자산을 쌓아두는 게 가장 안전하다는 취지다.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여유자금이 필요하다. 한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무리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씨 부부처럼 재무환경이 녹록지않을 경우 종잣돈을 만들기 위해 종종 무리한 투자에 뛰어드는 일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가계 재정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안전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유씨 부부도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무리한 투자보다는 시중은행의 적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팁을 주자면 유씨 부부와 같은 다문화가정은 시중은행의 우대금리 적용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다. 실제로 시중은행에서 판매 중인 다문화가정 우대상품 적금의 연이율은 4~6%에 달한다.

하지만 일반 적금 상품의 이율이 연 1.5~2% 수준이라는 걸 생각하면 3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은행별 가입 기준이 있어 확인 후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결혼 이주 여성만 가입할 수 있다거나 한 가정당 한 계좌만 개설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상품이 월 납입액에 제한을 두고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유씨 부부는 KB국민은행의 ‘KB국민행복적금’과 BNK부산은행의 ‘BNK희망가꾸기적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KB국민행복적금은 결혼이민여성만 가입 가능한 상품이다. 1년 만기 상품으로 월 5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며 정액적립 시 만기에 연 6.5%의 금리가 적용된다. 유씨 부부는 이 상품에 월 50만원을 납입하기로 했다.

BNK희망가꾸기적금은 아들의 교육비 마련 통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월 25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한 상품으로 3년 만기 시 4.9%의 이율을 제공한다. 다문화가정이면 1인 1계좌 개설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유씨 부부의 경우 4.9%의 적금 통장을 최대 3개까지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유씨 부부는 기존 일반예금(월 10만원)을 해지하고 월 20만원씩 납입하기로 했다. 그 결과, 네살배기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700만원(20만원 × 36개월)이 넘는 교육비를 장만할 수 있게 됐다. 아내 유씨는 가계 수입이 늘어나면 추가로 적금 통장을 개설해 종잣돈을 더 모으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다음으로 부부의 노후를 책임질 연금상품이다. 연금은 크게 네가지로 나눌 수 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적연금, 기업의 퇴직연금, 보유 부동산을 이용한 주택연금과 토지연금, 금융회사의 상품에 가입하는 개인연금 등이다. 유씨 부부는 특히 개인연금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남편 유씨의 소득이 적어 퇴직연금이나 국민연금만 믿고 있을 수 없다. 부부 소유의 주택이나 토지도 없다. 개인연금을 통해 부족할 수 있는 노후자금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개인연금에 가입할 때는 비과세 혜택을 반드시 살펴야 한다. 비과세 연금 상품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연말정산을 통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보험과 세액공제혜택은 없지만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연금보험이 있다.

연금저축보험은 400만원 한도 내에서 연소득(5500만원 기준)에 따라 16.5% 또는 13.2%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중도 해지 시 해지가산세를 내야 하며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연금보험의 대표적인 상품은 변액연금이다. 최근 변액연금은 많이 진화했다.

이직이나 실직으로 소득이 끊길 때 납입이 종료되는 상품이 출시되는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어서다. 변액연금의 장점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시장의 상황에 따라 투자 대상(펀드)를 교체하거나 채권 투자로 전환도 가능하다. 하지만 단점도 뚜렷하다. 사업비가 높다는 건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추가납입이 필수적이다.

이런 면에서 변액연금은 유씨 부부에겐 적합하지 않다. 가계 재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추가납입을 통한 사업비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이에 따라 유씨 부부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보험(월 15만원) 가입해 노후를 준비하기로 했다.

주택청약저축(월 2만원)도 새로 장만했다. 유씨 부부에게 청약저축을 권유한 이유는 임대주택을 노리기 위함이다. 청약저축에 6개월 이상 꾸준히 납입할 경우 임대주택 신청 자격이 부여된다. 또한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 혜택(연 240만원 한도 최대 40%)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적금(60만원), 연금저축(15만원), 주택청약저축(2만원)을 제하고 남은 잉여자금 5만원은 코스피 200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 저금리 시대인 만큼 은행이자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는 필수다. 유씨 부부처럼 펀드 투자의 기초적인 지식이 없을 때는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 상품이 유효하다. 주식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의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어서다.

하지만 투자가 처음인 만큼 투자금액은 최소한으로 설정했다. 유씨 부부의 재무설계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종잣돈이 마련되면 그에 맞는 투자 솔루션을 다시 짜야 하기 때문이다.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의 재무설계도 여전히 미완성이다. 급한 불은 껐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얘기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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