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vs LG생활건강 1등 싸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화장품 대장주 자리를 높고 치열한 경쟁 중이다. 견고할 것만 같던 아모레퍼시픽의 입지가 중국발 리스크에 크게 휘청거리는 사이 LG생활건강이 업계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영원한 1등은 없는 법. 2월 초를 기점으로 두 업체가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엎치락뒤치락 화장품 대장주 경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아모레퍼시픽은 난공불락이었다. 2015년 5월 액면분할한 아모레퍼시픽은 주가가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25조원까지 치솟았다.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5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시가총액 11조원대를 유지하던 LG생활건강보다 두배 이상 비싼 몸값이었다.

상황은 2년 만에 급변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이슈가 아모레퍼시픽을 휘감으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화장품 매출이 90%에 이르는 데다 중국 비중이 높은 아모레퍼시픽으로선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1조2099억원)과 영업이익(1011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3.6%, 36.7% 감소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화장품ㆍ음료ㆍ생활용품으로 사업 비중을 분산시킨 LG생활건강은 선방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9%(1조5634억원→1조6088억원), 3.5%(1575억원→2527억원) 증가했다.

실적이 쪼그라들자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2015년 5월 11일 38만8000원이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해 10월 12일 25만4500원으로 떨어졌다. 2년 5개월 사이 34.4%가 빠졌다. 반대로 LG생활건강은 같은 기간 83만5000원에서 97만5000원으로 16.8% 뛰었다. 화장품 대장주 자리가 아모레퍼시픽에서 LG생활건강으로 바뀐 것도 이 때다.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시가총액 14조8777억원으로 LG생활건강(15조2277억원)에 3년 6개월 만에 대장주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후 LG생활건강은 대장주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2017년에도 역성장을 피하지 못한 아모레퍼시픽(매출액 -10%ㆍ영업이익 -32.4%ㆍ전년 대비)과 달리 LG생활건강의 매출액은 2.9%, 영업이익은 5.6% 늘어났다.

 

그런데 최근 전세가 심상치 않다. 한중 갈등 관계가 서서히 풀리면서 화장품 업계의 지각이 꿈틀대고 있다. 2월 6일 시가총액 17조3037억원을 기록한 아모레퍼시픽은 17조2737억원으로 장을 마감한 LG생활건강을 4개월여 만에 따돌리고 대장주를 탈환했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 제품에서 중금속이 초과검출 됐다는 뉴스가 전해진 지난 20일 LG생활건강이 또다시 대장주 자리에 올랐다. 대장주 자리를 사이에 둔 두 업체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다.

거친 싸움의 승자는 누가 될까. 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에 점수를 주고 있다. 박신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2분기 중에는 반등 시그널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그런 기대감이 반영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오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에서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했고, 유커가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회복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다. 중국발 리스크의 완충재 역할을 했던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되레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에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생활용품 시장이 예년만 못한 건 맞지만 화장품 시장이 회복되면 우리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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