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호재 맞나➋ 대북테마주

대북테마주가 득세하고 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가시화해서다. 북한과 경제협력 기회가 늘면 대북테마주에 속한 기업의 실적은 날개를 달 게 뻔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역사가 반복된다는 점을 떠올리면 대북테마주는 유망한 투자처가 아니다. 이슈마다 급등락을 반복했던 이들의 결말은 대체로 신통치 않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정상회담과 테마주의 상관관계를 취재했다.

‘제이에스티나(29.9%)’ ‘신원(21.8%)’ ‘좋은사람들(11.5%)’ ‘인디에프(9.2%ㆍ이상 전일 대비)’…. 지난 7일, 주가 상승폭이 유난히 컸던 기업의 명단이다. 이들의 주가를 끌어 올린 건 대북 특사단이었다. 특사단은 6일 오후 ‘11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 개최’라는 성과를 발표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이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대북테마주, 남북경협주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폈다는 얘기다.


대북테마주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이 남북간 경제협력 기회를 넓히면서 탄생했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전기 배선 등 수많은 수혜주가 등장했다. 이들 종목은 남북간 해빙무드나 선거철 대북공약이 나올 때마다 급등했다. 정상회담도 대북테마주엔 좋은 호재다. 그간 정상회담 이후 남북간 교류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회담이 끝난 이후 이들의 결말은 신통치 않았다. 2000년 6ㆍ15 합의문 발표 당시 등 대북사업을 주도하던 현대그룹 기업(현대상선ㆍ현대엘리베이터ㆍ현대건설)의 주가는 합의문이 발표되고 두 자릿수 넘게 하락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급등했던 제이에스티나(전 로만손)는 회담이 끝난 후 2개월 만에 상승한 만큼 하락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상회담 이후 경제협력이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담의 성과인 합의문은 사문화死文化되기 일쑤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협력의 기대 심리가 주가에 반영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북관계 변수가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건 2016년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에서 확인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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