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소기업 직장인 재무설계

결혼을 하면 아내와 남편 중 한쪽이 소득과 지출을 통합해 관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젊은 부부들은 서로 생활비를 모아서 생활하고 소득을 각각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공동생활을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중복지출이 발생할 여지가 있고, 목표 자금을 마련하는 데 소홀할 수 있다는 단점도 많다. 결혼에 앞서 동거를 선택한 최정훈씨도 비슷한 사례다.
▲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택청약저축에 가입하고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야 한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결혼이 필수’라는 통념이 무너지고 있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젊은층이 부쩍 늘어난 결과다. 대표적인 게 ‘동거’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3세 이상 인구 중 48%가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결혼 적령기인 20대(65.1%), 30대(62.4%)의 응답률이 높았다. 불확실한 미래와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의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서울 소재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최정훈(가명ㆍ32)씨도 최근 오래 교제해온 여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동거를 시작했다. 최씨는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교를 졸업했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와 취업준비를 병행하다 보니 취업이 늦어졌다. 나름 유망한 중소기업에 입사했지만 기대했던 장밋빛 날들은 펼쳐지지 않았다.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결혼자금 마련은 꿈도 꾸지 못했다. 대출금을 다 갚고 나니, 고된 업무와 낮은 급여에 ‘결혼의 꿈’이 자꾸만 멀어져갔다. 최씨는 “그럼에도 힘든 시간을 함께해온 여자친구와 헤어질 수는 없었다”면서 “결혼식은 잠시 미뤄두고 함께 지내며 생활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사람 모두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일정금액을 함께 모아 월세와 식비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소득을 따로 관리하다 보니 중복 지출이 발생하거나, 목표자금 마련이 미흡했다. 최씨는 “현재에 급급한 채 살다보면, 10년 후에도 생활이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면서 재무설계를 요청했다.

Q1 지출구조
 
 
최씨는 보증금 1000만원, 월세 70만원 집에서 살고 있다. 여자친구와 보증금ㆍ월세를 반반씩 부담하고 있다. 최씨의 월 소득은 220만원(실수령액)이다. 각자 매달 80만원씩 모아 사용하고 있다. 월세를 제외한 공동 생활비가 90만원인 셈이다. 
 
그밖에 최씨의 지출은 교통비(20만원), 통신비(8만원), 개인용돈(55만원), 부모님용돈(30만원), 경조사비(10만원) 등 123만원이다. 최씨가 하는 유일한 저축은 월 10만원 납입하는 적금이다. 구체적인 목적 없이 가입한 적금이다. 매달 7만원가량의 잉여자금이 남지만 이마저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푼돈을 허투루 써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최씨는 “여자친구와 재무상황을 공유하지는 않는다”면서 “여자친구의 지출형태도 비슷할 것이다”고 말했다. 두사람 모두 무계획적인 소비 탓에 공동생활비를 모으고도, 개인용돈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었다.

Q2 문제점
 
 
최씨의 가장 큰 목표는 전셋집 마련이었다. 하지만 현재 월세 보증금과 저축여력으로는 전세자금 마련이 어려웠다. 청약통장에 먼저 가입하고 계획을 세우는 방법밖에 없었다. 청약통장에 가입한다고 해서 주거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만 행복주택이나 임대주택 입주를 위해선 필수적이다. 청약통장은 2년 이상 가입, 24회 이상 납부시 1순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술자리가 잦은 최씨는 개인용돈 지출도 많았다. 술자리 후엔 택시를 타는 바람에 교통비 부담도 컸다. 씀씀이는 컸지만 금융상품 가입에는 인색했다. 필수적인 실비보험과 보장성보험도 가입하지 않았다. 예기치 못한 병원비 지출은 삶에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임시방편으로 동거를 택했지만 훗날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최씨. 결혼자금과 자녀출산ㆍ양육비 준비도 전무했다. 급여가 넉넉하지 않은 만큼 노후대비도 지금 시작해야 한다.

Q3 개선점
 
 
공동생활비 80만원을 60만원으로 줄였다. 술자리를 줄여 용돈 25만원(55만원→30만원), 교통비 10만원(20만원→10만원)을 절약했다. 월 8만원을 내던 통신비도 3만원 저렴한 상품으로 옮겨 탔다. 이렇게 절약한 58만원과 매달 잉여자금 7만원을 더한 65만원으로 금융상품에 골고루 가입했다. 정기적금(10만원)은 유지했다.
 
65만원 중 20만원은 정기적금 외 정기저금에 넣었다. 주택청약종합저축(2만원)에 가입했다. 중수익 월적립식펀드(20만원)에 가입해 결혼ㆍ자녀양육자금 마련을 시작했다. 보험료 부담이 큰 보장성보험 대신 실손 의료비보험(2만원)에 가입했다.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개인연금(10만원)에 가입했다. 나머지 11만원은 CMA 통장에 모으기로 했다. 
강수현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korifa@daum.netㅣ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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