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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욕심 부추기는 ‘디드로 효과’의 늪

기사승인 [271호] 2018.01.10  06: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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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건 하나 사면 다른 걸 계속 사게 되는 이유

▲ 한가지 욕구를 충족시키고 나면 다음 단계의 상위욕구가 생겨난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벽지를 바꾸면 그에 어울리는 커튼을 바꾸고 싶고, 낡은 책상을 바꾸면, 거기에 맞는 예쁜 의자를 사고 싶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소비욕구이자, 업체들이 노리는 소비자들의 심리다. 좋은 물건을 보면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은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디드로 효과’ 때문이었다.

선물로 받은 우아한 붉은색 가운을 입고 책상 앞에 앉아 있노라니, 낡은 책상이 영 거슬렸다. 멋진 가운과 어울리지 않아서다. 책상을 새것으로 바꿨더니 이번엔 벽에 걸린 그림이 조화롭지 못했다. 다시 그림을 바꿨다. 그러다보니 그림이 방안 전체 분위기와 맞지 않았다. 결국 다른 가구와 양탄자, 인테리어까지 바꿨다.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가 「나의 오래된 가운을 버림으로 인한 후회」라는 에세이에서 밝힌 일화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그랜트 맥크래켄(Grant McCracken)은 하나의 물건을 갖게 되면 그것에 어울리는 다른 물건을 계속해서 사게 되는 현상을 ‘디드로 효과’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소비자들이 물건 간의 상호연결성 또는 통일성을 위해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나 이미지를 가진 하나의 상품을 사고 나면 자신의 자아와 이미지를 거기에 맞추기 위해 연결돼 보이는 상품과 서비스들을 계속 소비한다는 거다.

소비자들이 지향하는 상호연결성이나 통일감은 기능이나 품목상의 어울림이 아니다. 문화적이고 정서적인 ‘임팩트’상의 어울림이다. 그러다보니 주로 가시적인 디자인이 잣대가 된다. 색상이나 로고 모양이 비슷하거나 문양이 비슷한 것들이 하나의 디드로 집합체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품목별 가격대 수준이나 제조사, 원산지, 주요 타깃 등도 상호연결성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많은 브랜드들이 디드로 효과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 특히 소비자들의 쇼핑행동 추적이 가능한 온라인 쇼핑몰에선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큰맘 먹고 고가의 트렌치코트를 산 고객에게는 마치 맞춘 것처럼 잘 어울리는 구두 광고나 스카프 광고가 뜬다. 아마 두세달이 지나면 얇지만 따뜻한 순모 겨울코트를 추천할 것이다.

쇼핑몰의 모델은 해당 브랜드뿐만 아니라 잘 어울리는 여러 소품을 배경에 두고 사진을 찍는다. 해당 제품과 어울리는 다른 제품에 눈이 가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애플의 단순한 디자인과 사과 모양의 로고 전략도 디드로 효과를 잘 활용한 예다. 아이패드와 아이폰, 맥북 등은 모두 디자인과 사용법이 단순하다. 이들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직관적으로 IT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젊고 세련된 ‘디드로’라는 타이틀을 부여한다.

디드로 효과는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반영한다. 한가지 욕구를 충족시키고 나면 다음 단계의 상위욕구가 스멀스멀 자라난다. 내 집을 장만하고 도배를 하고 나면 멀쩡하던 옛 가구와 집기들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결국은 무리해서 모두 바꾸고야 마는 이유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디드로가 그랬듯이 많은 사람들은 후회를 하기도 한다.

새로운 이상형에 가까운 한개의 상품을 구매하거나 경험하는 것이 우리를 끊임없는 디드로 쳇바퀴에 가둘 수도 있다. 얼마나 많은 브랜드들이 우리를 ‘디드로 월드’로 초대하기 위해 힘을 쏟겠는가. 2018년엔 건강관리만큼이나 소비의 첫 단추 끼우기도 잘해야 한다.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더스쿠프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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