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수입차 브랜드의 진격이 거세다. 시장 사람들은 수입차가 국내 시장점유율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판매 예상 대수는 25만대를 훌쩍 넘는다. 국산차가 반격의 고삐를 바짝 조이는 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는 이런 상황이 반갑다. 건전한 경쟁은 ‘품질 상승’을 견인하기 때문이다.

수입차 시장에 부는 바람이 심상치 않다. 몇몇 브랜드에서 악재가 발생했지만 2015년에 기록했던 시장점유율 15%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10월 기준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15.2%, 등록대수는 19만394대에 달했다. 독일(벤츠ㆍBMW)과 일본(혼다ㆍ렉서스ㆍ도요타)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53.1%, 17.49%를 기록했다. 수입차 강자인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없는 상태에서 기록한 실적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눈여겨볼 대목도 많다. 우선 독일 수입차가 가파르게 성장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 벤츠는 7만대, BMW는 5만대 이상 판매하는 최고 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실적 기록을 경신한다면 의미가 남다르다. 충성 고객이 자리를 잡았다는 신호임과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가 극대화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어서다.

특히 벤츠의 실적이 눈부시다. 올 10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벤츠는 5만86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했다. ‘벤츠는 고리타분하다’는 기존 이미지를 벗는 데 성공한 셈이다. 실제로 최근 출시되는 벤츠 모델은 공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실내 옵션이나 운전 감각도 예전과 달리 젊은층을 겨냥하고 있다.

 

일본 수입차의 기세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이미지가 나빠진 디젤승용차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이 낮은 수입차의 반란도 관전 포인트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인기는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고, 볼보의 가치를 알아보는 고객도 많아지고 있다.

내년엔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선전도 기대된다. ‘왕의 귀환’이라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다크호스’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미 폭스바겐의 신형 티구안을 기다리는 충성 고객은 줄을 잇고 있다. 이런 변화는 소비자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냉정하게 비교하고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는 얘기다. 젊은층이 엔트리카(생애 첫차)로 수입차를 주저없이 선택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결과, 수입차의 국내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수년 내 17~18%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수입차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사라졌다는 건 아니다. 높은 공임과 부품가격을 향한 소비자의 불만은 풀기 어려운 난제다. 대중화한 브랜드에 식상함을 느낀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찾아 이탈하는 현상도 골칫거리다. 국산차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가격경쟁력과 애프터서비스를 무기로 점유율 수성에 나설 게 뻔하다.

자동차 시장은 ‘격전지’를 방불케 한다. 국산차와 수입차, 수입차와 수입차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승리의 관건은 누가 소비자를 제대로 유혹할 수 있느냐다. 차별화된 전략과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구사하는지도 성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수입차가 정체됐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을지 모른다. 지금 상황을 어느 야구 해설자의 감탄사로 표현하면 이렇지 않을까. “고마워요, 수입차!”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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