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반도체 전망

반도체 산업의 전망을 두고 국내외 증권사의 분석이 엇갈렸다. 해외 증권사는 “반도체 호황기가 끝에 다다랐다”고 진단한 반면, 국내 증권사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누구의 전망이 맞아떨어질까. 지금 답할 수 있는 건 이 말뿐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예측은 해외 증권사가 더 정확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엇갈리는 반도체 전망을 취재했다.

유례없는 호황으로 뜨겁게 가열되던 반도체 산업이 돌연 차갑게 가라앉았다. 11월 26일 발표된 한 보고서가 먹구름을 일으킨 탓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금은 멈출 때’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의 공급과잉 문제를 꼬집었다. “반도체 가격이 고점을 찍고 4분기부터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투자위험을 줄일 시점이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산업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80만원으로 하향조정하면서 반도체 산업에 들어온 적신호를 경고했다.

하지만 국내의 반응은 다르다. 모건스탠리의 보고서가 나온 이후 발표된 국내 증권사 보고서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평균 338만원(이베스트증권 350만원ㆍ키움증권 350만원ㆍ미래에셋대우 340만원ㆍKB증권 320만원ㆍ대신증권 330만원)이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본 결과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산업 전망이 엇갈리는 건 설비투자(CAPEX) 증가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 때문”이라면서 “설비투자 증가는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한 당연한 현상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반도체는 공급부족과 균형이 반복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는 어느 장단에 베팅 타이밍을 맞춰야 할까. 분명한 건 해외 증권사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을 더 정확하게 예측해왔다는 점이다. 시계추를 2014년으로 돌려보자.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해외 증권사들은 7조원 초반대를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실제 영업이익은 7조1873억원에 그쳤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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