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쏠림현상 리스크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띠고 있다. 세계 각국이 시장에 푼 돈을 끌어들이고(금리인상), 물가가 상승압박을 받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경기 회복세를 견인한 반도체, 사물인터넷, VR 등 하이테크 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금리인상, 물가상승을 비롯한 변수가 하이테크 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하이테크 산업의 비애를 취재했다.

흥미로운 리포트 하나가 나왔다. 강현기 동부증권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금융시장의 ‘10년 주기설’에 따라 2015년에 하락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하락세는 몇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이테크 산업이 활황기를 맞아서다. 최근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금리상승은 하이테크 산업에 타격을 줄 공산이 크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견인한 하이테크 산업이 경기 회복으로 발목 잡힐 수 있다는 거다.

강 애널리스트는 2015년 5월 이후 하락 국면으로 전환한 주식시장에 주목했다. 당시 5월 이후 주식시장은 하향세를 보이다 2016년 2월 이후 다시 오름세로 바뀐다. 미국 주식시장도 비슷하다. 강 애널리스트는 “‘주글라 사이클(10년 주기설의 근거가 된 경기변동 사이클)’이 특정 요인에 의해 흐름이 바뀐 것”이라고 해석했다.

흐름을 바꾼 원인은 “하이테크산업 덕분”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2016년 상반기부터 현재까지 주식시장을 견인한 업종은 반도체, IT가전 등 하이테크 산업이다. 코스피 상승률과 비교해 상대수익률을 따져보면 반도체가 101.2%로 압도적이고, IT가전이 40%로 그다음이다.

문제는 경기가 회복하면 물가와 금리가 오르는 건 당연한데, 회복세를 견인한 하이테크 산업은 이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제품 가격이 물가보다는 기술에 영향을 받고, 금리상승은 연구ㆍ개발(R&D)을 위한 자금 조달에 악영향을 미친다. 최근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나타나고 있는 하이테크 산업으로의 쏠림현상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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