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 | 30대 비혼 여성의 재무설계

취업 준비로 결혼을 미루는 청년들, 결혼보다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데 집중하는 이들. 이런 저런 이유로 비혼非婚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될 염려 없이 일에 몰두하는 ‘골드미스’도 적지 않다. 열심히 일한 대가로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이들이지만 자칫 과소비에 빠질 수 있다. 그래저 전문가들은 “현재를 쪼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여유로운 노후를 꿈꾼다면 은퇴 후 필요자금과 연금의 예상 수령액을 산정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최근 당당하게 비혼임을 선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결혼이 더 이상 필수가 아닌 시대가 된 셈이다. 비혼을 선택한 여성 중에는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통해 충분한 만족을 느끼는 ‘골드미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사회ㆍ경제적 성공을 꿈꾸는 이들의 화려한 모습 뒤에는 남모를 고민이 깔려 있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은 그 중 하나다. 한국의 유리천장 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29개국 중 25위ㆍ2016년)에 가깝기 때문이다. 골드미스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지금 오르고 있는 계단이 언제 뚝 끊길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직장생활 14년차인 윤다혜(39)씨도 최근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대기업을 거쳐 패션유통업 중견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윤씨. 디자인팀 차장인 그는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해왔다. 결혼에 관심이 없을뿐더러 육아나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당당하게 주위에 ‘비혼’임을 선언한 그에게 최근 불안감이 엄습했다. 친한 여자선배가 40대 중반에 명예퇴직했기 때문이다. 
 
윤씨는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임원 자리에 오르지 못하면 길어야 10~15년 후면 직장생활을 관둬야 해요. 의지할 배우자가 없으니 은퇴 후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지만 자신이 없어요.” 실제로 그는 현재의 삶에 치중해 왔다. 1년에 한번 ‘나홀로 여행’을 훌쩍 떠났고, 취미생활도 제법 자유롭게 했다. 무엇부터 바꿔야 노후에 잘 대비할 수 있을까.

Q1 지출구조
 
 
윤씨의 월급은 380만원으로 상여금 포함 월평균 520만원을 번다. 자산은 예금 4500만원, 주식투자자금 1000만원, 오피스텔 전세 보증금 1억5000만원 등 총 2억500만원이다. 윤씨는 직장 생활로 모은 시드머니 대부분을 주거비용에 투자했다. 
 
생활비(40만원)는 과도한 편이 아니지만 그 외의 개인용돈(80만원), 외식ㆍ여가비(60만원), 취미ㆍ운동비(50만원)로 190만원을 지출했다. 반면 저축은 은행적금(60만원), 저축보험(10만원), 연금저축펀드(20만원) 등 매달 90만원이 전부였다.
 
금리에 큰 관심이 없는 윤씨. 주거래 은행의 적금에 가입하고, 만기가 되면 예금으로 전환하는 식이었다. 직장생활 초반에는 매달 150만원 이상 저축했지만, 비혼 선언  후에는 저축이 줄었다. ‘혼자 벌어서 잘살면 된다’는 생각에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기타 지출을 합한 총 지출은 483만원으로 잉여자금은 37만원이었다. 

Q2 문제점
 
은퇴 후에도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싶다는 윤씨. 수도권 아파트 한 채와 일년에 한두번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3억원가량의 부동산자금이 필요하지만 저축에 올인한 현재 방식으로는 대비하기 어렵다. 랩어카운트(자산종합관리계좌)나 ELS(주가연계증권) 등으로 적극적인 자금 운용을 해야 하는 이유다.   
 
또 은퇴 후 여유로운 삶을 위해선 60세 이후 현재 가치로 약 300만원의 연금을 매달 수령해야 한다. 윤씨의 예상 연금 수령액을 파악해 보니, 매달 100만원의 노후자금이 부족했다.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적어도 60세까지 은퇴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연금의 수령 방법을 계획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은퇴 후 연령대별로 필요금액을 설정하고, 연금을 순차적으로 수령해야 안정적인 노후를 꾸릴 수 있기 때문이다. 

Q3 개선점
 
과도하게 지출하는 개인용돈, 경조사비 등을 줄여 100만원을 절약했다. 저축보험(10만원), 은행적금(60만원)을 해지해 매달 160만원의 지출을 줄였다. 주택자금 목적으로 각각 20만원 납입의 적립식펀드와 카카오뱅크 자유적금에 가입했다. 세개의 연금 상품에 50만원씩 가입, 은퇴자금을 마련했다.
 
연금저축펀드(20만원), 자동차보험(6만원), 실손통합보험(12만원)은 유지하기로 했다. 이렇게 총 지출은 503만원으로, 잉여자금은 17만원이 됐다. 연금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55~77세까지 퇴직연금, 60~80세까지 개인연금, 70세부터 종신 때까지 국민연금을 수령하도록 했다. 혼자서도 멋진 삶을 꿈꾸는 골드미스. 노년 이후까지 대비해야 결말도 아름다울 수 있다. 
류창훈 한국경제금융교육원 연구원 lch91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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