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9단 김영호의 City Trend

베트남 중부에 있는 항구 도시, 다낭. 최근 TV 프로그램이나 입소문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진 덕에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늘었다. 이곳에서는 어떤 사업이 유망할까. 다낭 관광사업에도 ‘빈틈’을 노리면 답이 나온다. 바로 ‘질 낮은 고객 서비스’다.

▲ 베트남 다낭은 관광 도시임에도 서비스 산업의 발전이 늦다.[사진=뉴시스]

베트남 다낭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휴양지 중 한곳이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파우더처럼 고운 모래사장, 깨끗하고 조용한 분위기 등 다낭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 필자가 생각하는 다낭의 최대 매력은 ‘저렴한 물가’다. 시장 조사를 위해 다낭을 찾은 날.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롯데마트’가 눈에 띄었다.

국내 대형마트와는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해서 들어갔다. 외관은 한국의 1970년대 매장을 떠오르게 했다. 판매대에 제품은 듬성듬성 진열돼 있었다. 그런데도 한국 관광객이 많았다. 낮은 물가 때문이다. 이곳에서 파는 하이네켄 맥주캔은 750원. 한국에선 세일을 해도 2600원이다.

서비스 산업은 블루오션

이처럼 다낭의 물가는 저렴하다. 덕분에 다른 관광지보다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풍족하게 먹을 수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앞으로도 더 몰릴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최근 저비용 항공사의 잇따른 취항으로 접근성까지 높아졌다. 이곳에서 우리가 벌일 수 있는 괜찮은 사업 아이템은 없을까.

필자는 다낭 관광사업의 ‘부족한 점’에서 힌트를 얻었다. 바로 서비스의 질質이다. 이곳은 글로벌 휴양지로 발돋움했지만 서비스 수준이 낮다. 베트남이 전세계에서 몇 안 되는 사회주의 국가 중 한곳이라는 걸 감안하면 당연해 보이지만 관건은 이 나라가 경제 빗장을 조금씩 풀고 있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서비스 산업이 블루오션이란 얘기다. 베트남의 서비스 질이 얼마나 나쁜지 사례로 풀어보겠다.

■ 한국 관광객이 봉인가 = 다낭에서 맛있기로 소문난 수산물 가게에 방문했다. 소문대로 음식은 훌륭했다. 다 먹고 값을 지불하기 위해 종업원에게 계산서를 달라고 했다. 계산서에 적힌 음식 값은 18만동. 그런데 종업원은 23만동을 직접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했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종업원에게 “카운터로 가자”고 했더니 필자의 길을 막았다. 필자가 계산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면 꼼짝없이 23만동을 냈을 것이다. 베트남에는 아직도 관광객을 상대로 계산서보다 웃돈을 챙기는 악습이 남아있다.

가성비 낮은 레스토랑 = 이번엔 현지인이 추천한 유명 레스토랑을 방문했다. 유명세를 치른 탓인지 예약 고객으로 가득 차있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좌석이 비었는데, 매니저는 계속 기다리라고 말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도 전달하지 않았다. 우리로선 테이블도, 주문한 음식도 없었던 셈이다.

넘쳐나는 불법 택시 = 다낭의 인근에는 호이안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주와 같은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볼거리가 많다. 그렇게 관광을 하고 돌아가는 찰나 택시 호객꾼들이 설친다. 대부분 가짜 택시다. 자차로 불법 택시를 모는 이들이다. 이들의 타깃은 관광객. 바가지를 씌우기 쉬워서다.

베트남의 특징을 엮어 정리해 보자. 베트남은 전체 인구 9500만명 중 70%가 30세 미만이다. 평균 연령은 28세에 불과하다. 베트남의 미래 성장 산업은 ‘모바일 쇼핑’ ‘TV홈쇼핑’ 등으로 좁힐 수 있다. 젊은층이 많은 만큼 쇼핑 문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가능성이 높아서다.

서비스 눈높이를 맞춰라

또한 ‘멀티플렉스 극장’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교육ㆍ옷ㆍ푸드 관련 사업’ 도 유망하다. 베트남에서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이들은 이런 사업을 눈여겨볼 만하다. 주목할 건 또 있다. 베트남에는 ‘다이소’ 같은 저가형 생활용품 할인전문점이 없다. 우리나라의 편의점 같은 매장도 찾이 어렵다. 가성비 높은 생활용품 전문점, 할인점 등은 그래서 쏠쏠한 수익을 남길 수 있을 듯하다.

물론 처음에 언급한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한 요소다. 글로벌 관광객들의 서비스 눈높이를 맞추는 차별화된 전략은 확실한 성공 포인트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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