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두의 한방비수론

▲ 피로할 때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지방이 더 쌓일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마태 효과(Matthew effect)’는 부유한 사람은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 현상을 뜻한다. 이는 체중에도 적용된다. 피로가 심할 때 마른 사람과 살찐 사람은 두가지 유형으로 반응한다.

한쪽은 입맛이 뚝 떨어지고 소화 흡수도 잘 안 돼 살이 빠진다. 다른 한쪽은 입맛이 더 생겨 배고픔을 못 참고 과식을 한다. 평소 몸이 건강하고 생활 리듬이 일정하면 대개 같은 체중을 유지한다. 하지만 육체적 혹은 정신적 피로로 밸런스가 깨지면 몸의 상태는 더욱 나빠진다. 마른 사람은 살이 더 빠지고, 살찐 사람은 살이 더 찐다는 얘기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군대를 가서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하게 되면 마른 사람은 살이 찌고 살찐 사람은 살이 빠진다. 의학적으로 마른 사람은 수인瘦人, 살찐 사람은 비인肥人이라고 부른다. 다시 말하면 지나치게 살이 많이 찌거나 지나치게 많이 마른 것은 외모 상의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질병이거나 질병 예비단계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피로를 끼고 살아간다. 하루 종일 긴장 속에서 살면서 각성 효과가 있는 커피나 차ㆍ음료 등을 많이 마시는데 결국 잠의 질質도 나빠진다. 많은 현대인이 하루를 천근만근인 몸으로 시작하는 이유다. 
 
피로는 인체 내부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거나 각종 알러지성 면역장애 질환이 생긴다. 대사 장애도 유발하는데, 살이 찌는 경향을 가진 사람에겐 특히 위험한 변수다. 피로가 심해져 몸의 대사기능이 떨어지면 섭취한 영양분을 다 쓰지 못하고 남는 부분을 저장한다. 이때 저장되는 영양분은 대부분 지방 조직으로 가고, 대사 효율을 심하게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지방을 효율적으로 태울 수 없으니 결국은 ‘부익부’로 체중은 더 증가한다. 
 
비인들이 체중 감량을 시작할 때 대부분은 운동을 해야 한다고 결심한다. 열심히 땀을 빼면 성취감도 있고 기분도 상쾌해지기 때문이다. 좋은 말이지만 함정이 있다. 지친 몸으로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되레 몸이 붓거나 다칠 수 있으며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본인은 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몸이 느끼는 건 노동이다. 평소 피로가 심하다면 스트레칭이나 20~30분가량 걷기 정도로 가볍게 시작해야 한다.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요요가 생겨 살이 더 찔 수도 있다. 
 
살찐 사람의 살을 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을 건강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육체적으로는 활동량을 줄여서 쉬는 시간을 늘리고 운동도 힘들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해줘야 한다. 정신적으로는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해서 긴장을 풀어주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 피로를 회복해야 한다. 진정 비만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사고의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 몸을 괴롭힐 생각은 버리고 ‘어떻게 하면 몸을 아끼고 위해주고 좋아지게 할까’를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김영두 약산한의원 대표원장 yaksan4246@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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