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의 반란

경기 북부 지역이 부동산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수도권’으로 분류되지 않은 채 투자자의 외면을 받던 과거와는 다르다. 대대적인 교통 인프라 확충과 다양한 개발 호재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 경기 북부 지역이 교통망 개선으로 부동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경기도 북부 지역은 그간 부동산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거리상으로는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이지만 서울과 연결된 교통 인프라가 개발되지 않아서다. 접경지라는 특수성도 있다. 특히 안보 관련 규제가 많았다. 경기 북부 지역의 많은 땅이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었다. 이 때문에 개발할 수 있는 땅도 한정됐다. 당연히 아파트 건설은 물론이고 공장을 짓는 것조차 어려웠다.

시장의 외면은 경기 북부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 추이로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114자료를 보면 2010~2015년 경기도 아파트 평균 가격은 3.59%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고양시(-2.1%)’ ‘동두천시(-9.52%)’ ‘가평군(0.19%)’ ‘양주시(-3.01%)’ ‘의정부시(-4.9%)’ 등 경기 북부 지역 대부분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해 경기 북부 지역의 아파트 평균매매가 상승률은 ‘고양시(5.91%)’ ‘양주시(7.23%)’ ‘의정부시(5.02%)’ 등으로 경기도 평균(4.29%)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하철 연장, 쾌속 교통망의 구축 등의 호재를 등에 업고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다. 저평가됐던 지역인 만큼 시세 상승 여력도 높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대표적인 게 지하철 연장선이다. 서울지하철 4호선 진접선(서울 노원구~남양주 진접지구)은 경기 북부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견인차로 꼽히는 주요 호재 중 하나다. 남양주 별내지구 북부지역을 지나 남양주 오남, 진접까지 연장된다. 개통 예정은 2020년. 서울 도봉산에서 의정부를 거쳐 양주 옥정지구를 연결하는 7호선 연장선 역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해당 노선이 개통하면 양주에서 서울 강남까지 50분대 진입이 가능하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이 종점이던 지하철 8호선도 한강을 넘어 경기도 남양주 별내까지 연장된다. 10.3㎞ 거리, 정거장 5개소로 이뤄질 예정이다. 노선이 개통되면 남양주 별내에서 천호, 잠실, 복정을 거쳐 성남 모란까지 환승 없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지하철 2ㆍ3ㆍ4호선, 분당선 환승도 가능해 서울 강남지역에 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2022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하철 연장선 호재

지하로 다니는 KTX라 불리는 광역급행철도망(GTX)도 뚫린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끝마친 A노선의 경우 2018년 전 구간 착공을 시작으로 2023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A노선이 뚫리면 동탄~삼성간 통근시간은 19분. 현재의 77분에서 75.3% 줄어든다. A노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진행 속도가 느렸던 BㆍC노선도 탄력을 받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GTX 세 개 노선의 동시추진을 주장하면서다.

고속도로도 뚫린다. 올해 6월 개통한 구리~포천간 민자고속도로가 대표적이다. 이 고속도로는 총 연장 50.54㎞로 구리시 토평동~포천시 신북면을 연결한다. 의정부ㆍ구리ㆍ남양주ㆍ양주ㆍ포천 등 경기 중북부 5개 지자체를 통과하는 첫 번째 남북 연결고속도로다. 이 도로는 구리에서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연결돼 2022년에 안성, 2025년 세종시까지 각각 연장될 예정이다. 서울에서 포천까지 30분대에 진입이 가능해 지역개발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2015년 11월 착공한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35.6㎞)도 2020년 11월 개통될 예정이다. 이 도로는 서울 강변북로에서 경기 파주까지 연결하는 도로로 경기 서북부권에 구축되는 최초의 고속도로다. 또한 경기의 동서를 연결하는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역시 주목받는 호재다. 이 도로는 서울을 중심으로 외곽순환도로보다 더 크게 김포, 파주, 동탄 등을 연결하는 총 길이 263.4㎞의 도로다.

 

이밖에도 국도 3호선 대체 우회도로, 파주 자유로에서 경춘국도까지 동서로 잇는 국도 37호선, 고양~의정부를 잇는 국도 39호선 우회도로 등 국도 건설사업도 대부분 5년 뒤에 완료될 예정이다. 또한 강남과 의정부를 잇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도 2026년 개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역대 가장 강력한 부동산 규제 중 하나로 평가받는 ‘8ㆍ2 대책’의 타깃에도 빠졌다. 고양시와 남양주시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것을 제외하고는 비껴갔다. 조정대상지역은 청약 1순위 자격 요건 강화, 양도세 가산세율 적용이 핵심이다. 이마저도 두 지역은 아파트 분양이 거의 마무리돼 청약 규제의 영향이 거의 없다.

풍선효과로 인한 반사이익을 볼 공산이 크다. 개발 호재도 많다. 현재 경기도는 의정부ㆍ동두천ㆍ파주지역의 반환 미군기지 부지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미군기지 이전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다. 지역 발전을 가로 막던 미군기지 부지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서면서 이젠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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