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쉰 개인전

▲ 중국 작가 쑨쉰(오른쪽 사진)의 ‘망새의 눈물’이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선보인다.[사진=뉴시스]

중국 작가 쑨쉰(오른쪽 사진)의 ‘망새의 눈물’이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중국의 젊은 작가 쑨쉰孙逊의 한국 첫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에서 6일부터 열린다. 쑨쉰은 중국 ‘바링허우八零後(1980년대 이후 출생자)’ 세대 선두 작가다. 항저우 중국미술대학교 판화과를 졸업한 그가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쑨쉰과 타임스퀘어 아트가 협업을 통해 목판화로 제작한 3D 비디오 작품 ‘타임 스파이(Time Spy)’를 스위스의 시계 회사 오데마 피게가 지난 6~7월 한달간 타임스퀘어에 올렸다. 이 영상 작품 안에는 쑨쉰이 ‘2016 마이애미 아트 바젤’에서 공개한 영상 작품 ‘지구의 복원(Reconstruction of the Universe)’의 일부가 녹아 있었다. 덕분에 지난해 작품까지 유명해졌다.

중국 국민당 당원이던 조부모를 둔 탓에 쑨쉰의 가족은 문화혁명 당시 부르주아로 몰려 고초를 겪었다. 쑨쉰은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배운 역사와 부모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학교에서 배웠던 이상적인 경제 체제와 직접 경험한 자본주의 체제 사이의 괴리감과 모순 등으로 인해 혼란스러워했다. 그 혼란은 쑨쉰의 주요 소재가 됐다.

이번 개인전에는 국내 처음으로 ‘망새의 눈물’이라는 작품이 공개된다. 작가가 서울에 약 일주일간 머물며 완성한 대형 두루마리 회화 작품을 포함, 설치와 영상 등 대표작 20여점이 전관을 채웠다. 쑨쉰은 “한국과 중국이 근현대기를 거쳐 오면서 겪은 공통된 경험과 양국의 문화적 유사성 등에 착안, ‘전통’과 ‘신비함’에 초점을 맞춘 작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망새의 눈물’은 망새(장식용 기와의 한 종류로 용마루 끝에 얹는 것)로 상징되는 양국 고유의 전통과 아름다움이 서구문물과 현대문화의 영향으로 인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걸 아쉬워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기쁘게 맞이하는 두가지 감정을 동시에 함축적으로 담았다. 망새는 예로부터 악한 기운을 쫓고 재난을 방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짙은 먹으로 기운생동하게 그려내는 쑨쉰의 화법은 중국 회화 기법뿐만 아니라 루쉰(중국을 대표하는 근현대 문학가)이 1920년대 말 주도한 신목판화운동의 맥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거대한 크기의 작품은 중국의 전통회화처럼 서술적 요소가 강하지만 계몽적, 종교적, 정치적 주제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작가 특유의 유머감각을 통해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11월 5일까지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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