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저자에게 묻다(21) 「그 매장은 어떻게…」 저자 이춘재

온라인 유통업체의 가격공세에 오프라인 매장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혹독한 환경 속에서 오프라인 매장들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삼성전자 리빙프라자 초대점장으로 10년 동안 매장을 관리해온 이춘재(55) Jn유통연구소 대표가 「그 매장은 어떻게 매출을 두 배로 올렸나」를 통해 꾸준히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는 과학적인 영업 방식을 전수한다.

▲ 이춘재 대표는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는 ‘컨설턴트’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천막사진관]

✚ 어떻게 해야 장사가 잘 될까요?
“영업하는 사람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고민을 합니다. ‘어떻게 해야 장사가 잘 될까.’ 하지만 매출의 원리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습니다.”

✚ 그게 뭔가요?
“고민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거죠. 행동으로 옮기더라도 중도에 그만둡니다. 책을 낸 이유도 매출의 원리를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입니다.”

✚ 사람이 몰리는 매장의 영업비밀 역시 세월이 흘러도 같은 내용일까요?
“사람이 몰리는 매장의 영업비밀은 딱 한가지입니다.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입니다.”

✚ 더 자세하게 말씀하신다면….
“매출의 원리는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단계적 활동방법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시대에 따라 활동의 형태가 바뀔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은 달라지지 않죠. 공식만 알고 실천하면 매출이 두배 이상 성장할 수 있습니다.”

✚ 불황에도 과연 그 공식이 통할까요?
“매출의 원리, 다시 말해 매출 공식을 놓고 보면 이론적으로 두배, 세배는 쉽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고객의 반응이죠. 고객의 마음만 정확히 읽고 거기에 부응한다면 안 될 것은 없다고 봅니다.”

 

✚ 매장의 8가지 힘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뭔가요?
“매장은 단계적으로 8가지 힘을 갖춰야 합니다. 판매력ㆍ상담력ㆍ집객력ㆍ홍보력ㆍ재구매력ㆍ입소문력ㆍ고객 발굴력ㆍ업셀링력입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가장 부족한 힘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것을 개선하려는 노력부터 해야 합니다. 노력하지 않고 두배로 수확하려는 건 양심 없는 욕심일 뿐입니다.”

✚ 영업용 고객 관련 정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고객정보는 조직의 자산입니다. 문제는 고객 데이터는 쌓여가는 데 활용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객관리는 데이터의 양이 아니고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요?
“고객관리 시스템의 한계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소한 일까지 기록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스토리도 알 수 없죠. 영업고수들은 그런 비밀수첩 말고도 따로 고객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게 영업사원 개인의 자산이죠.”

고객 데이터 양 중요하지 않아

✚ 회사의 로열티 얘기와는 배치되는 거 아닌가요?
“네.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고객정보 시스템 구축과 빅데이터를 모으기만 할 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그런 면에서 선진국 유통과 많은 차이가 있죠. 구축한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기업만이 리딩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 대부분은 매출을 높이기 위해 습관적으로 판촉을 합니다.
“그건 장사하는 사람의 욕심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오로지 파는 사람 중심으로만 생각하니 판촉을 자주하게 되고, 게으르다 보니 똑같은 아이디어만 쓰게 되는 거죠. 고객은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똑같은 메뉴를 질리도록 제공하는 게 현실입니다. 습관적인 판촉이 고객 입장에선 스팸(spam)이 돼 버리는 거죠.”

✚ 판촉도 시대를 앞서나갈 수 있나요?
“시대를 앞서는 판촉이란 ‘차별화’를 의미합니다. 판촉은 업종과 고객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대응해야 하는 첨단 소통수단입니다. 고객을 제대로 파악하고, 조급함만 갖지 않는다면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판촉 아이디어는 충분히 낼 수 있습니다. 최근엔 ‘체험형’ ‘스토리텔링’이 유통시장에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으니 고객참여와 스토리텔링이 있는 판촉을 고민해 봐도 좋을 겁니다.”

✚ 고객의 ‘라이프 컨설턴트’가 돼야 한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고객이 단순한 구매를 필요로 한다면 온라인 채널이 더 효과적이겠죠. 게다가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는데 굳이 번거롭게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이유가 있겠어요? 그렇지만 요즘 고객들은 단순히 제품의 기능만 원하는 게 아니라 제품을 통한 생활의 변화,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라이프 컨설컨트가 돼야 하는 겁니다.”

▲ 최근 유통시장엔 ‘체험형’ ‘스토리텔링’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사진=뉴시스]

✚ 고객의 마음까지 헤아리라는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라이프 컨설턴트로 인해 제품의 효용성은 더욱 높아지고, 고객의 삶은 한층 더 풍족해질 수 있어요. 앞으로 그런 컨설턴트의 역할은 더 부각될 것입니다.”

✚ 아침조회의 필요성도 얘기했습니다.
“매장에서의 조회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장이죠. 기분 좋게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투에 임하기 전에 작전을 짜고 공유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매장의 하루가 결정된다고 봐도 됩니다.”

✚ 어떻게 쓰는 게 가장 효율적인가요?
“점장이 잔소리하는 시간이 되면 절대 안 됩니다. 직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아무런 준비 없이 전쟁터에 내보내서도 안 되죠. 어제 고객들이 수군거렸다면 왜 그랬는지 반성하고, 오늘은 무엇을 신경 써야 하는지 공유하는 시간이 돼야 합니다.”

✚ 전날 잘못한 부분을 짚는 건 중요한 절차일 수 있어요.
“당연합니다. 다만, 아침조회를 부족한 부분은 학습하되 밝은 표정으로 무장하는 시간으로 만들자는 거죠. 처음에야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익숙해지면 15~20분이면 충분합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하루가 좌우되는 만큼 아주 중요한 시간입니다.”

라이프 컨설턴트 역할 커질 것

✚ 마지막으로 일본과 한국의 판매사원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일본의 판매사원은 과정을 중시하는 편입니다. 그들은 과거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록하고, 학습하고, 그대로 시행하는 특징이 있죠. 매뉴얼대로 하니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반면 우리는 아무리 좋은 성공사례도 당시만 반짝할 뿐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이 부족합니다. 세일즈 역량이나 교육체계가 미흡하다 보니 체계적인 육성 단계를 거치지 않고 무조건 실무에 투입하는 식이죠. 게다가 판매사원 개인의 역량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 했으니 체계적인 관리는 일본을 벤치마킹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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