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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어떻게 소개하렵니까

기사승인 [254호] 2017.09.04  1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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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서울편」 가장 한국적인 곳을 찾아서

▲ 자연과 인공의 조화야말로 한국 문화의 특성이고 뛰어난 점이다.[사진=아이클릭아트]

한국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지인이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서울에서 가장 한국적인 곳을 소개해 달라.” 난감하기 그지없다. 한국인으로서 애국심은 있지만 아무리 골똘히 생각해 봐도 경복궁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행여 가이드라도 부탁 받는다면 전날 밤을 새워서 인터 넷을 뒤져봐야 할 판이다.

서울에서 가장 한국적인 곳은 어딜까. 저자는 한가지 답을 내놨다. “서울은 최고와 최하가 공존하는 도시고 그만큼 모순과 격차가 많은 도시다. 이것을 하나로 묶어 동질감을 갖게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문화유산이다.” 서울 시내에는 조선왕조의 5대 궁궐과 종묘가 있다. 만약 저자가 외국인을 가이드 한다면 이곳부터 안내하지 않았을까.

저자가 단연 으뜸으로 꼽는 종묘로 그들을 안내해 보자. 한국 목조건물 중 가장 길다는 종묘 정전은 파르테논 신전 같은 장엄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저자는 종묘 정전의 관람 포인트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고 못 박는다. 그는 “종묘 정전 앞에 비워져 있는 공간이야말로 종묘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제례를 올리기 위한 이곳은 일상의 공간이 아니고 기능적 건축물도 아닌 영혼의 공간이다. 그래서 볼수록 신비롭고, 묘한 감동을 받는 거다.

저자는 체력이 허락한다면 한양도성을 꼭 가보라고 추천한다. 한국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가장 큰 규모의 장소여서다. 한양도성은 자연 지형과 한 몸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뻗어 있다. 인왕산 자락의 1.8㎞ 구간에 성곽을 쌓지 않고 거대한 바위 자체를 성곽으로 삼은 게 그 예다. 주변의 공간을 다스리고 제한하려는 서구의 성곽과 구별된다. 저자는 “자연과 인공의 자연스러운 조화야말로 한국 문화의 특성이고 뛰어난 점”이라고 말한다.

그가 이런 안내가 가능한 이유는 문화재청장 시절의 경험 덕분이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방대한 정보와 내밀한 사정들을 능숙하게 버무려서 문화유산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준다. 그는 눈으로 훑고 지나가는 천편일률적인 기행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그 공간의 내력, 그곳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이야기 등 밀도 높은 답사를 안내하기를 꿈꿨다. 또 독자들이 서울에 자부심을 지니고, 생활공간으로서 서울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널리 알려졌던 공간과 배제된 공간을 함께 다룬다.

이 책과 함께 서울을 잠깐 둘러보니 어떤가. 저자가 들려주는 문화유산 이야기는 외국인은 물론이고 한국인인 우리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은 뒤 그 신선함을 최고조로 맛보고 싶다면 “서울이라는 ‘외국 도시’에 관광 왔다는 기분으로 북악산에 올라가 보라”는 저자의 말을 따라보자. 서울 지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이다. 그 산에 올라서면 예전엔 익숙했던 서울의 공간들이 ‘한국의 미학’으로 새로이 다가올 거다.

세 가지 스토리

「나는 이렇게 쓴다」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펴냄


재미있는 글은 좋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그 아이디어가 씨앗과도 같아서, 잘 기록하고 소중하게 키워 나가지 않으면 금세 사라진다고 말한다. 그가 반드시 메모장을 갖고 다니라고 충고하는 이유다. 그는 현재의 직장도 계속 다니면서 글을 쓰라고 조언한다. 씨앗을 모을 수 있는 최적의 정보원이어서다. 이 밖에 책에 담긴 저자의 다양한 경험담은 어떤 입문서나 실용서보다 빛을 발한다.

「손으로, 생각하기」
매튜 B. 크로포드 | 사이 펴냄


전형적인 화이트칼라였던 저자는 어느 날 잘 나가던 회사를 관두고 모터사이클 정비소를 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그는 노동의 진정한 기쁨을 깨달았다. 생각과 몸을 동시에 요구하는 일이 그에게 ‘지적 쾌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손과 몸을 사용할때 인간은 지식노동의 공허함을 떨쳐내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활기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추천해볼 만한 책이다.


「오늘, 또 일을 미루고 말았다」
나카지마 사토시 지음 | 북클라우드 펴냄


시간의 중요성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어영부영 하다 벼락치기로 일을 끝내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저자는 자신의 재능을 일찍 꽃피울 수 있었던 ‘로켓 스타트 관리법’을 소개한다. 초반 20%의 시간 동안 최고의 속도로 80%의 일을 끝내는게 핵심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머지 시간에 창조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여유시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한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임종찬 기자 bellkick@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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