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하지 근력이 약해지면 낙상 사고를 당할 위험이 커진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지난번(더스쿠프 통권 251호 ‘달리는 전철서 균형 잘 잡으려면…)에 이어 노인들이 잘 넘어지는 이유는 뭔지, 그것을 막거나 줄일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자. 노인의 가장 일반적인 특징은 ‘보폭 감소’다. 자신감에 넘친 모습으로 성큼성큼 걷던 시절은 이제 지났단 얘기다. 단위 시간당 보조(발의 활보), 이를테면 걸음수도 적어진다.

반면 양다리의 지지 시간은 연장된다. 발을 떼기 위해선 반대편 다리에 힘을 주고 버텨야 하는데, 그 지탱 시간이 더 길어진다는 의미다. 나이가 들수록 보폭과 걸음수는 줄고, 양다리의 지탱시간은 늘다 보니 넘어지는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만성적으로 진행된 질병을 제외하고, 노년기 건강에 가장 치명적인 상해 요인 중 1위는 낙상(falling injury)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낙상을 경험한 노인들은 낙상으로 인한 공포로 바깥 활동을 기피할 정도라 한다. 이 같은 자신감 결여는 타인 의존도를 높이므로 사회생활의 위축을 초래한다. 이는 인지 장애와 우울증을 불러 알츠하이머로 연결되므로 낙상은 결국 인생의 후반기 삶을 좌우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된다.

물론 대부분의 낙상 환자는 피하 출혈(일명 멍)에 그치지만 문제는 10% 정도에서 발생하는 골절이다. 일부는 엉치뼈가 부러지는 ‘대퇴경부골절’을 입는데 이것이 필자가 우려하는 최악의 경우다. 대퇴경부골절은 뼈 부러지는 소리가 주변에 들릴 정도의 큰 부상이다. 합병증으로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자! 이제 얼마나 자주 넘어지는지 노인의낙상을 통계적 수치로 살펴보자. 외국의 경우, 65세 이상 고령자 중 30~50%, 80세 이상 고령자 중에선 40% 이상이 미미한 부상 정도의 낙상을 연간 1회 이상 경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60세 이상 사고별 경험률 중 낙상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젊은이라고 해서 넘어지지 않는 건 아니다. 20대의 낙상 경험률도 14%에 이른다. 하지만 30대 18%, 40대 23%, 50대 32%로 나이와 낙상의 위험이 비례해 증가한다.

연령과 낙상의 상관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근력의 저하다.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근육의 위축과 근력(근육량)의 감소는 인체를 지면으로부터 지탱하는 하지 근력의 약화로 이어져 낙상을 증가시키는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노인이 낙상으로 부상을 당해 ‘와상 생활’을 시작하는 건 말을 타고 들어와 거북이를 타고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급작스레 시작돼 그 끝을 가늠하기 힘들단 얘기다. 노년기의 근골격계 질환으로 인한 문제는 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개인의 노력이다. 하지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각 개인의 특성에 적합한 운동을 찾고 그것을 꾸준히 지속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거다. <다음호에 계속>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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