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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서비스, 끝났다고 끝난 게 아니다

기사승인 [253호] 2017.09.01  08: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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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지만 강력한 마무리 ‘한방’

▲ 사소한 일처럼 보이는 ‘짧은 마무리’지만 인간관계에선 놀라운 감동을 준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단골손님이 되느냐, 뜨내기손님이 되느냐는 한끗 차이다. 고객의 이름을 한번이라도 더 불러주면 그는 단골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객의 지적을 인정하지 않는다거나 하면 그 고객과의 인연은 그걸로 끝이다. 서비스, 끝났다고 끝난 게 아니다.

20년 이상 쓰던 연구실 책장을 새로 바꿨다. 오래된 책들을 정리하고 나니 한쪽 벽면에만 책장을 만들어도 충분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른 쪽은 높이를 낮춘 수납장을 놓고 문을 달았다. 자잘한 문구용품과 소품들을 넣어놓으니 연구실이 깔끔해 보였다. 연구실 책장과 수납장을 설치한 사람은 전문가였다. 대충 설명만 듣고도 내 마음에 쏙 드는 가구들을 생각보다 착한 가격에 설치해줬다. 작업도 내가 일과를 마친 오후 늦게 했다. 나와 옆방의 동료를 전혀 방해하지 않고 말이다.

다음날 연구실에 가보니 논문집들을 올려놓은 책 선반 윗부분이 기울어져 있었다. 나는 설치 담당자에게 전화했다. 곧바로 달려온 그는 나사를 다시 고정하고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했다. 수리비도 받지 않았다. 나는 감동했고, 고마운 마음으로 배웅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말 한마디가 감동을 무너뜨렸다. “이건 책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닙니다. 선생님 책이 너무 무겁네요.” 멋진 서비스로 기대 이상의 작업을 한 그의 불필요한 말 한마디가 옥에 티로 남았다.

한번은 동료들과 학교 근처의 멋진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했다. 음식과 서비스 모두 훌륭했다. 종업원은 음료를 따라주고 음식을 서빙하고 후식을 가져올 때마다 여러 번 모든 게 괜찮은지 물었다. 계산을 끝낸 후에도 “모든 게 좋았느냐”고 묻기에 어떤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파스타에 든 조개에서 모래가 살짝 씹힌다” “해감이 덜 된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카운터에 있던 사람의 대답 때문이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요?” 멍하니 쳐다보자 그는 확인이라도 시켜주듯 다시 한 번 말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저희 주방장은 아주 꼼꼼한 사람이에요. 염려마세요.” 나는 입맛이 이상하거나 트집쟁이거나 아니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돼 그곳을 나왔다.

많은 기업이 멋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면서 그에 미치지 못하는 마무리로 판매 과정을 끝내곤 한다. 하지만 그건 위험하다. 판매가 끝난 다음의 마지막 마무리는 핵심 접점에서의 서비스 이상으로 고객의 최종 만족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어떤 서비스든 고객에겐 드라마와 같다. 첫인상을 만들고,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극적인 대단원에 이른다. 그 과정마다 고객의 경험을 잘 관리해야 한다. 주연뿐만 아니라 여러 조연들, 세트 환경까지 모두 고객의 경험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보자. 한 유명 커피숍에서는 원하는 형태, 가령 얼음이나 설탕을 뺀 맞춤 음료를 모바일로 주문할 수 있다.

음료가 준비된 시간에 맞춰 매장에 들어가면 직원들은 고객의 주문번호를 부르는 대신 고객의 이름을 부른다. ‘5번 고객님’보다 ‘인선님’을 위해 준비된 음료를 가지고 카페를 나오는 기분이 더 낫지 않을까. 낯선 사람일지라도 이름을 불러주면 관여도가 놀랄만한 수준으로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그걸 증명한다. 고객과의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짧지만 아주 강력한 마무리 ‘한방’이 필요하다.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더스쿠프

   
 

김경자 가톨릭대 교수 kimkj@catholic.ac.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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