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묘미를 만끽하는 방법

▲ 여행을 통해 얻는 새로운 경험은 스스로를 성장시킨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해외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무언가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거다. 여행 초기엔 멋진 풍경을 경험하고, 그 다음에는 그들의 문화와 삶을 체험하고 싶어 한다. 이런 목적을 잘 달성하려면 여행자들에게도 ‘룰’이 필요하다. 적어도 세 번은 왜라고 물어야 여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는 얘기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갈 때 두드러지게 증가하는 소비 하나가 있다. 해외여행이다. 이전에 비해 삶에 여유가 생기니 다른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싶어하는 거다. 우리나라도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5년 1931만명이던 해외여행객은 지난해 15.9% 늘어난 2238만명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래 관광객 수도 많다. 지난해에만 1724만명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이젠 서울이나 제주도뿐만 아니라 지방 소도시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일이 낯설지 않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경험이란 무엇일까. 해외여행 초기에는 대개 산ㆍ호수 같은 멋진 경치나 성당ㆍ궁전 같은 건축물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런 여행은 대부분 일회성으로 그친다. 그것을 보기 위해 또 한번 가는 경우는 드물다. 게다가 눈으로 직접 본 것보다 더 실제 같고 멋진 사진이 미디어와 인터넷에 넘쳐나지 않는가.

보는 여행 다음 단계는 ‘새로운 경험’이다. 낯선 나라의 요리를 직접 만들어 먹고, 그 나라 전통의상을 입고, 거리를 누비고, 전통공연을 관람하고, 전통악기나 전통 스포츠를 배우는 등 그 나라 사람처럼 살아보는 거다. 여행지역의 삶을 직접 느끼고 체험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에서 한달 살아보기’와 같은 장기체류 경험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이 멋진 경치를 보는 것보다 새로운 경험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건 경험이 우리를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멋진 경치를 보는 것은 감각적인 즐거움만 주지만, 새로운 경험은 ‘열린 마음’과 ‘성취감’이라는 선물을 준다.

요리를 예로 들어보자. 현지요리를 배우다보면 식재료, 조미료, 그들의 가옥구조와 기후는 물론 그들의 종교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우리와 다른 ‘차이’를 이전보다 훨씬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게 되는 거다. 공연이나 예술작품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경험하고 이해하게 되면 그들의 아픔과 어려움, 그들이 중요시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궁극적으로 해외여행은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것을 체험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얻게 된 색다른 경험과 지금껏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을 비교해 보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한뼘 더 성장하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선 ‘3 WHY rule’이 필요하다. 성당이 왜 그렇게 커야 했는지, 왜 그런 장식이 필요했는지, 왜 성당이 그쪽을 보고 있는지 적어도 세 번은 ‘왜?’라고 물어봐야 진정으로 다른 것을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꼭 해외여행을 해야만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해외여행은 나와 세상이 어떻게 다른지 배울 수 있는 아주 값진 기회다. 이런 맥락에서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것을 미루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을 무조건 못마땅하게 여길 건 아니다.

그래도 다른 물건을 살 때처럼 가성비를 따지고 싶다면, 우리와 기후ㆍ종교ㆍ음식이 아주 다른 곳은 어떨까. 아주 낯선 경험이 더 흥미로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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