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사진 展

▲ ❶흥남철수, 타임-라이프 픽쳐스, 1950 ❷대한민국 정부수립 기념식, 칼 마이던스, 1948 ❸김 시스터즈, 로버트 켈리, 1960 ❹백범 김구, 알프레드 아이젠슈타트, 1946 ❺혼란 속의 한국, 호랑이를 잃다, 칼 마이던스, 1949

사진가들의 요람으로 불리는 포토매거진 ‘LIFE(라이프)’의 사진전이 4년 만에 우리나라를 찾았다. 특히 이번 사진전에선 그동안 국내 전시에서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을 중심으로 130여점을 엄선, 볼거리가 더 많아졌다.

‘라이프’가 탄생한 1930년대는 뉴욕시민의 대다수가 반경 800㎞를 떠나본 적이 없는 시대였다. 당시의 뉴욕시민들에게 ‘라이프’는 지구 반대편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창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과거의 문을 여는 열쇠 역할을 한다.

‘라이프’의 사진들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의 현장부터 평범한 일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차별과 투쟁했던 시민운동의 현장, 광기의 시대에 쓰러져간 민족의 영웅들을 담았는가 하면 낭만적인 시대를 살았던 스포츠맨과 아름다운 여배우의 모습도 생생하게 전한다.

이번 전시에선 우리나라와 관련된 사진들도 눈에 띈다. 이미 60년 전에 미국을 휘어잡았던 K-팝의 시초 ‘김 시스터즈’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미군에서 인기를 끌던 김 시스터즈는 1959년 아시아 걸그룹 최초로 미국에 진출했고, CBS 유명쇼 설리반 쇼에 22차례나 소개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1967년엔 한해 세금을 50만 달러나 낼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사진과 아픈 역사의 현장을 담은 사진도 볼 수 있다. 1949년 6월 26일, 백범 선생이 머물던 경교장에 총성이 울렸다. 우익청년 안두희가 쏜 흉탄에 백범 선생이 쓰러졌다. 라이프의 칼 마이던스 기자는 사고 직후 현장을 방문해 총알이 지나간 창문으로 보이는 경교장 앞뜰의 모습을 담았다. 그가 찍은 사진은 ‘혼란 속의 한국, 호랑이를 잃다’라는 제목으로 1949년 7월호 라이프에 실렸다.

통일과 휴전 사이에서 고뇌하는 이승만 대통령, 대한민국 정부수립 국민 축하식의 날, 그리고 흥남철수 사진도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다. 격동적이고 찬란했던 20세기의 사건과 인물을 조명하는 라이프 사진전은 10월 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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