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저자에게 묻다⓲ 「앞으로 3년, 미국 랠리에 올라타라」 저자 양연정

‘망언’ ‘막말’ ‘과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바라보는 우리나라 여론의 시선이다. 그의 파리협정 탈퇴, 반反이민 정책 등으로 미국은 글로벌 사회의 천덕꾸러기가 됐다. 하지만 양연정(34) 파이오니어 대표의 눈에 비친 트럼프는 달랐다. 그는 “트럼프 시대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단언했다.

▲ 양연정 파이오니어 대표는 “트럼프 시대의 미국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천막사진관]

✚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미국 투자’를 권유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경영도 잘하고, 수익도 높은 회사의 주식을 우리는 ‘우량주’라고 부릅니다. 지금의 미국이 딱 그렇습니다. 미국의 실업률은 완전 고용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경기 심리를 나타내는 선행지수도 상승세입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더해졌습니다.”

✚ 바닥을 쳤던 미국 경제의 회복은 예견된 일이기는 했는데요.
“단순한 회복이 아닙니다. 올해 1월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2만 포인트를 넘어섰고, 4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000선을 돌파했습니다. 미국의 전통 제조업과 첨단 산업인 IT가 동반 상승을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기초 체력이 탄탄해 졌다는 얘기입니다.”

✚ ‘우량주’라는 설명 앞에 ‘저평가’를 붙인 이유는 뭔가요.
“미국의 펀더멘탈에 비해 평가가 낮다는 뜻에서 ‘저평가’를 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과 미국 경제를 겹쳐 보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 금융투자 책인데도 미국의 정치 상황에 지면을 많이 할애한 건 그 때문인가요.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돌발 행동과 거친 언행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히 보면, 트럼프의 정책 기조는 명백히 친親기업입니다. 규제 완화, 감세를 공언했고 당선 직후 최고경영자(CEO)들을 초대해 만찬을 가졌습니다. 미국의 경제 부흥에 일조할 대통령이라는 건 분명하다는 거죠.”

▲ 양연정 대표는 미국 경제를 두고 ‘저평가 우량주’라고 평가했다.[사진=천막사진관]

✚ 하지만 여전히 그의 돌출 발언은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건 트럼프의 전략입니다. 상대를 압박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전략이죠. 앞으로도 그는 막말을 할 겁니다. 이미 막말로 사업과 정치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잖아요. 그렇다고 그의 막말이 투자자에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 어떤 의미죠.
“그가 막말과 돌발행동을 협상 전략으로 고수하면, 투자자는 그걸 역이용할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도 반복되면 확실성이 된다는 거죠. 물론 이를 꿰뚫기 위해서는 트럼프 정부의 다양한 경기부양 정책과 의회의 협조 상황을 수시로 체크해야 합니다.”

✚ 구체적으로 미국 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저는 10여년간 JP모간, 세계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일을 했습니다. 현재는 미국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자산운용 서비스 회사인 ‘파이오니어’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이 경험들을 토대로 ‘공격’ ‘NO환헤지’ ‘10%’ ‘인덱스’ ‘역발상’ 등 다섯개의 투자 키워드를 뽑아 책에 정리했습니다.”

✚ 자세하게 설명해주세요.
“‘공격’ 키워드는 투자 전략이 공격적이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달러화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갖는 기대 수익률이 8~9% 수준인데, 여기에 도달하려면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NO환헤지’와 ‘인덱스’ 역시 제 경험에서 비롯한 투자 원칙입니다. 해외 펀드 환헤지의 경우 선물환을 거래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인덱스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지수 추종 전략’이 적합하다는 얘기입니다. 기관투자자처럼 종목 선정이나 매매 타이밍을 통해 수익을 내기는 어렵기 때문이죠. 따라서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한 자산 배분 전략을 추천합니다.”

▲ 양연정 대표는 미국 경제를 두고 ‘저평가 우량주’라고 평가했다.[사진=천막사진관]
✚ 나머지 두개는 뭔가요.
“‘10%’는 목표 수익률입니다. ‘역발상’ 투자는 흐름의 반대를 좇는 게 좋다는 얘기입니다. 해외 장기투자에 적합합니다.”

✚ 유의해야 할 건 없나요.
“해외 투자는 거래 비용이 국내 투자보다 비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 주식이나 ETF에 직접 투자하면 수수료는 거래대금의 0.25% 수준입니다.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가 0.02%를 넘지 않는 것을 떠올리면 비싼 수준입니다. 세금도 꼼꼼히 알아봐야겠죠. 미국 ETF의 경우 보유 기간 중 배당을 두고는 종합소득세 15%가, 매도할 경우 차액을 두고는 22%의 세금이 붙습니다. 높은 세금을 고려하면 단기 투자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 아직도 국내 투자자들의 시선은 국내 부동산 시장과 금융시장에 몰려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글로벌 투자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모든 나라에서 해외 투자를 늘리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투자자들만 이런 흐름에 빠져있습니다. 사실 한국의 국내 투자 편중 현상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신흥국 투자에 집중하다 실패한 과거 경험이 해외 투자 인식을 나쁘게 만든 게 아닐까요.”

✚ 끝으로 국내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덧붙인다면.
“제가 처음 금융시장에 발을 디딘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자산 배분이나 분산 투자는 기관이나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금융 인프라 발전과 신종 금융 상품의 개발로 개인투자자들도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투자의 민주화’라 부를 만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제가 추천하는 ‘선진국 분산투자’는 나쁘지 않는 전략입니다. 이제 트럼프 시대의 미국을 새롭게 들여다볼 때입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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