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휴일 방침의 나비효과

올해 달력에는 유난히 ‘빨간날’이 많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떠날 가능성이 높다. 새 정부도 휴일확대 방침에 방점을 찍고 있다. 소비에 활력을 주기 위해서다. 이런 가능성에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이 있다.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속초다.

▲ 속초 부동산 시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 일따른 도로망 확충 등 겹경사를 맞았다.[사진=뉴시스]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매물이 없다. 웃돈(프리미엄)이 억 단위를 넘어서는 물건이 나올 정도다. 속초에 이런 부동산 열풍이 불고 있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강원도 속초 지역의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그만큼 속초 부동산 시장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2018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강원 일대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속초의 열기는 다른 지역보다 뜨겁다. 원주ㆍ춘천 지역 일부에서는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지만 속초만은 예외다.

일단 땅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1~4월 강원도 땅값 상승률은 1.2%를 기록했는데, 속초는 1.5%나 올랐다. 강원도 18개 시ㆍ군 중 1위다. 특히 조양동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 공급이 이어지는 등 토지시장은 물론 주택ㆍ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활황세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속초의 아파트 거래량은 3313건으로 2015년 1649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강원 지역 전체 거래량이 7.6%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다. 집값도 상승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속초시의 분양가 및 매매가, 전세가격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분양가는 3년간 12.6%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매매가는 19.7%, 전세가는 17.6%의 상승률을 보였다.

 

속초 부동산 시장이 뜨거운 이유는 간단하다. 새 정부가 앞으로 휴일을 늘릴 계획이라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체 휴일제를 법정 공휴일로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는 설, 추석연휴, 어린이날에만 적용되는 대체 휴일제를 확대하는 것이다.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 다른 법정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월요일 하루를 더 쉬도록 하는 방안이다. 국민 휴식 확대, 소비 활성화 취지다.

또한 공휴일과 공휴일 사이의 일명 ‘샌드위치 데이’를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공약집에 올해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겠다고 명시했다. ‘샌드위치 데이’인 올해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추석 연휴와 연결돼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최장 10일의 긴 연휴를 보낼 수 있다. 노는 날이 늘면 늘수록 관광지 부동산 시장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관광지에 그만큼 사람이 몰릴 공산이 커서다.

속초 부동산 뜨는 이유

속초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동해라인을 끼고 설악산, 낙산사, 대포항, 동명항, 가진항, 속초관광수산시장 국제여객선터미널 강원국제관광엑스포공원 등 놀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하다. 지난해 한국여행업협회의 ‘계절별 가장 선호하는 국내 여행지’ 설문조사에서 155개 도시 중 14%의 선호도로 속초가 1위로 꼽힌 이유다.

빠른 교통망도 확보했다. 수도권과 동해안을 가장 빠르게 이어주는 동서고속도로(서울~양양고속도로)가 6월 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기존에 서울시청 기점으로 강릉과 속초까지 각각 3시간가량 걸렸지만, 동서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속초에 인접한 양양까지 2시간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동홍천〜양양 구간 교통량은 하루 평균 2만5508대, 연간 931만 420여대에 이르고, 경제적 효과는 연간 2035억원에 달한 것이란 전망이다.

 

그만큼 관광명소로 알려진 동해안을 보다 쉽고 자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속초에 인접한 양양의 땅값 상승률이 강원도 내에서 1.4%로 2위를 차지한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다. 동서고속화철도(인천~서울~춘천~속초) 사업 추진도 확정됐다. 오는 2025년이면 구축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속초항에 7만5000t급 크루즈선까지 입항하며 부동산 시장의 기대를 더 부추긴다.

속초 인근에 매매가 활발한 상품은 ‘세컨드하우스’다. 비수기에 휴양이나 레저용 주택으로 사용하다가 성수기에는 임대를 놓아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원룸ㆍ투룸 형태의 소형 아파트 가격이 대부분 1억원대 아래여서 자금 부담이 적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과거 세컨드하우스는 노후를 대비하는 50대 이상의 시니어들에게 인기가 있었지만, 요즘은 자연 속에서의 여유로운 삶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도시 생활에 지친 젊은 세대들이 세컨드하우스를 선택하는 것이다. 미래 투자가치도 높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등 개발 호재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맞물리면서 향후 몇 년간은 이런 상승세가 지속될 거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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