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 LF 기대치 웃도는 실적 거둔 이유

▲ LF가 재고관리와 매장 재배치로 수익성을 개선했다.[사진=LF 제공]
패션전문업체 LF(옛 LG패션)의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았다. 회사가 기대했던 실적(영업이익 171억원)보다도 높은 24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주목할 점은 실적 개선이 막무가내식 구조조정의 결과가 아니라는 거다.

LF가 1분기 ‘영업이익 105% 증가’라는 눈에 띄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3808억원에서 3813억원으로 0.1% 증가했을 뿐이지만 영업이익은 118억원에서 241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75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증가폭이 훨씬 더 크다. 당연히 영업이익률은 3.1%에서 6.3%로 상승했다. LH가 유례없는 불황을 화끈하게 뚫고 실적 개선에 성공한 원동력은 뭘까. 해답은 ‘효율성’에 있다.

LF의 올 1분기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재고자산 평가손실’이다. 지난해 1분기 104억원(별도 기준)이던 LF의 재고자산 평가손실 규모는 올 1분기 7억원으로 감소했다. 한마디로 재고가 줄었다는 얘기다. LF 관계자는 “초도물량을 줄이고 그때그때 탄력적으로 추가 생산을 하는 시스템으로 변화를 꾀했다”면서 “초도물량을 빡빡하게 관리한 덕분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효율성’은 오프라인 매장에도 적용됐다. LF는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효율’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등 매장 구조조정을 해왔다.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질바이질스튜어트ㆍ일꼬르소)의 판매 채널은 백화점에서 온라인으로 이동시켰다. 그 과정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은 전체의 20%까지 상승했고, 판관비는 되레 4.4.% 줄었다.

혁신의 핵심은 ‘효율성’

그렇다고 전체 오프라인 매장수를 줄인 것도 아니다. 전체 매장 수는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비효율 매장을 줄인 만큼 경쟁력 있는 신규 브랜드 매장을 늘린 덕이다. 매장 구조조정의 방점을 매장수가 아닌 효율성에 찍었다는 얘기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더 나빠지려야 나빠질 수 없는 소비 환경에서 체질 개선, 구조조정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LF의 가치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의류 소비가 워낙 부진한 탓에 매출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신규 브랜드 매장이 비효율 매장을 잘 대체하고, 그 결과 실적이 개선된다면 LF의 혁신은 유효한 결실을 맺을 것이다.” 막무가내식 구조조정이 아닌 효율성을 택한 LF의 혁신책이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는 패션업계에 경종을 울릴 만하다는 얘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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