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투자자문의 바른투자 | 철강기업 투자타이밍

철강은 주목할 만한 업종이다. 세계 각국이 철강업을 육성하고 있다는 점도 좋은 변수다. 하지만 철강업에 베팅하는 건 쉬운 선택이 아니다. 타이밍을 찾기 어려운 데다 변수도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철강업에는 언제 투자해야 할까. 필자는 ‘철강가격이 바닥을 긁을 무렵’을 그 타이밍으로 본다.

▲ 철강업에 투자할 땐 철광석, 고철, 원료탄 등의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사진=뉴시스]

역사적으로 따져보자. 철鐵만큼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친 원소가 있을까. 인류의 역사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하지만 철기시대에 진입해서야 비로소 인류가 문명생활을 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철기시대가 도래하면서 철로 만든 신종 무기가 생겨났다. 철제 신무기로 무장한 국가는 전쟁에서 패하지 않았다. 철을 다루는 나라는 그만큼 힘이 셌고, 철을 더 쉽게 다룰 줄 아는 나라는 부강했다.

근대화에 들어서면서 철은 건설ㆍ자동차ㆍ조선ㆍ방산ㆍ가전 등 주요 산업의 기반이 됐다. 그래서 사람들은 철을 ‘산업의 쌀’이라 불렀다. 물론 철도 곡절은 있었다. 특히 정보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전통적인 철강산업은 후퇴했다. 하지만 철은 ‘조용한 강자’ 자리를 유지했다. 주변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여전히 큰 탓에 세계 각국은 철강산업을 육성하고, 보호하려 애쓴다.

미국ㆍ중국ㆍ유럽 등은 자국의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분쟁까지 서슴지 않을 정도다. 철강업체들이 종종 ‘증시의 꽃’으로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철강업을 국가산업으로 육성하는 각국 정부들 덕분에 철강업체는 ‘지지 않는 태양’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철강업체는 어떻게 수익을 낼까. 답은 간단하다. 철강업체는 스프레드(s pread)로 수익을 결정한다. 스프레드란 원재료 가격과 최종 제품가격과의 차이를 말한다. 스프레드는 결국 이윤이다. 스프레드가 벌어질수록 철강업체 수익이 좋아지는 것이다. 고로 업체의 수익은 원재료인 철광석 및 원료탄 가격과 최종제품인 철강 가격이, 전기로 업체의 경우는 고철 가격이 결정한다.

고로 방식은 철광석과 원료탄을 투입해 생산하는 것이다. 전기로 방식의 원재료는 철스크랩(고철)이다. 그래서 철강업체에 투자하기 위해선 철광석, 원료탄, 철스크랩, 철강 가격 등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환율도 체크 포인트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하기 때문이다.

모든 가격 결정이 그렇듯 철광석, 고철, 원료탄, 철강제품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전방산업인 건설ㆍ자동차 등의 산업이 호황이라면 최종 철강제품의 수요는 증가하고, 철강제품 가격은 상승세를 탄다. 그러면 철강생산기업은 높은 가격에 더 많이 팔기 위해 생산을 늘릴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철광석 등 원재료 수요가 함께 증가한다. 이에 따라 스프레드는 단기적으로 변동하지만 길게 보면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철강기업엔 언제 투자하는 게 좋을까. 필자는 두가지 포인트로 접근할 것을 주문한다. 첫째, 철강가격이 상승할 때다. 철강가격이 오른다는 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둘째, 철강가격은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은 하락할 때다. 하지만 이 경우엔 단기적으로 수익이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론 손해를 볼 수 있다. 원재료 가격은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라서다. 결국 수요가 늘어 철강가격이 상승할 때가 투자 타이밍인 셈이다.

철강산업 키우는 세계 각국

세계 철강 수요는 건설 관련 수요가 49%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다음은 기계 산업 17%, 자동차 산업 8%다. 한국의 철강 수요는 건설 28%, 자동차 28%, 조선 21% 순으로 산업별 편차가 적다. 철강은 근대화 과정에서 많은 수요가 발생하지만 산업이 고도화할수록 중요도가 낮아지는 성향이 있다. 결국 국내를 비롯해 주요 선진국에서의 철강 수요는 과거 대비 크게 증가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수요는 변동폭이 적은 반면 공급은 과잉 상태라는 점이다. 2015년 기준으로 세계 조강생산량은 16억2000만t이었다. 이 중 중국의 생산량이 8억t으로 세계 1위다. 2위는 일본, 우리는 7000만t으로 세계 6위이다. 중국은 8억t을 생산하고 있지만 생산능력은 11억3000만t으로 약 3억t의 유휴설비가 존재하고 있다.

이런 과잉 설비는 글로벌 철강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의 철강업 구조조정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중국 정부는 2016년 조강설비 폐쇄목표(4500만t)보다 많은 6500만t의 설비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2016년 생산량의 약 8%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2017년 폐쇄 목표로 5000만t을 제시했다. 중국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과잉’으로 점철된 글로벌 철강산업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는 또다른 관전포인트다.

中 철강업 구조조정 체크해야

종합하건대, 모든 기업의 주가는 미래 수익에 수렴한다. 철강업체의 주가 역시 미래수익을 따져봐야 하는 ‘스프레드(제품가격-원재료가격)’가 결정한다. 이 때문에 철강업에 투자할 땐 단기적으론 철광석ㆍ원료탄ㆍ철스크랩 등의 가격을 살펴봐야 한다. 장기적으론 철강가격이 중요한 변수다. 실적이 주가에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철강가격이 바닥을 확인할 때가 투자 타이밍이다.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 www.barunib.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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