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르펜 없어도 불확실한 이유

프랑스 대선이 앙마르슈(전진) 정당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덕분에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ㆍFrexit)’의 가능성은 낮아졌다. 그럼에도 프랑스 증시는 꿈틀대지 않는다. 프랑스 경제를 뒤덮고 있는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왜일까.

지난 7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 결선. 앙마르슈(전진) 정당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66.1%의 지지율을 기록,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장하던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를 누르고 제25대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다음날 프랑스 CAC 40 주가지수는 1차 대선이 있었던 4월 24일처럼 반등하지 않았다. 되레 전 거래일인 5일보다 49.45포인트 떨어졌다. 유로화도 비슷하게 움직였다. 왜일까.

많은 국제금융시장 전문가는 “1차 대선에서 마크롱 후보가 이길 거라는 기대감이 미리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마크롱과 르펜이 양자 대결을 벌이면 마크롱이 이길 거라는 분석이 증시에 선반영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프랑스발發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냉정한 비평도 많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은 주류가 아니다. 프랑스 하원 의석수의 85.1%를 사회당과 공화당이 양분하고 있는데, 마크롱 당선인이 속한 앙마르슈의 의석은 하나도 없다. 그가 추구하는 정책이 추진력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게다가 프랑스는 잠재성장률이 1.5%에 불과해 경제회복 속도가 더디다. 글로벌 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도 하락세다. 실업률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높은 편에 속한다. 이는 EU 탈퇴, 이민 반대 등을 주장한 르펜이 인기를 모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신통치 않은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갈등의 불씨는 꺼지기 어렵다. 대선이라는 단기 불확실성은 제거됐지만 정치라는 장기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는 얘기다. 마크롱 당선인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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