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련蓮, 다시 피는 꽃’

▲ 무용극 '련蓮 다시 피는 꽃'의 장면들.[사진=더스쿠프 포토]
‘련蓮, 다시 피는 꽃’이 한국 전통 설화를 모티브로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두 전통 설화 ‘도미부인 설화’와 ‘이공본풀이’에 담긴 한국적 정신과 사상을 하나의 스토리로 풀어낸다.

‘도미부인 설화’는 일국(백제)의 왕이 미천한 신분에 보잘 것 없는 ‘도미’라는 이의 아내에 정념을 품고, 간계를 부리나 도미부인의 슬기로 위기를 극복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이야기다. ‘이공본풀이’는 제주도 굿에서 구연되는 서사무가다. 종살이를 하며 주인에게 온갖 시련을 당하다 죽은 원강암이를 남편 사라도령과 아들 할락궁이가 서천 꽃밭의 되살이 꽃으로 소생시키는 이야기다.

이 두가지 서로 다른 설화가 ‘련蓮, 다시 피는 꽃’으로 재창작된다. 방탕한 권력 앞에서 당당히 자신을 지킨 여성의 모습과 시련 끝에 죽음을 맞았으나 소망으로 되살아나는 찬란한 기적을 아름답고 화사한 춤으로 꽃피운다.

한국 무용을 주 표현 기반으로 하고, 정동극장 제작 콘텐트의 특징 중 하나인 ‘드라마를 갖춘 한국 전통 무용극’을 표방한다. 궁중 연회 때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전통 춤사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왕과 왕비가 직접 추던 ‘태평무’, 제례 의식의 하나인 ‘일무’, 칼을 도구로한 ‘검무’ 등 격조 높은 춤사위를 선보인다.

궁궐의 품격이 느껴지는 탄탄한 춤 구성, 현대와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감각적인 안무, 정동극장의 제작 역량에 한국 무용 대표 안무가 김충한의 연출력이 더해진다. 그가 진두지휘하는 화려한 군무의 일사불란한 배열 변화, 절도 있는 동작은 옛 왕실 모습을 엿보는 듯하다. 김충한 연출은 “무엇보다 군무에 집중해, 무용수들의 동작으로 왕실 연회에서 볼 수 있었던 깊이 있는 화려함을 장면으로 연출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왕실을 배경으로 사랑과 시련, 극복과 소생의 과정을 겪는 무희 서련의 감정선에 따라 달라지는 조명과 무대 연출도 볼거리다.

이번 공연은 정동극장이 올해 다양한 전통공연을 선보이겠다며 ‘전통 공연의 메카’를 선포한 이래 두번째 전통작품이다. 단순히 전통을 계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통의 요소를 무대화하고 관객의 눈높이에 맞게 제공하는 것이 정동극장의 목표다. 화려하면서도 깊이 있는 ‘련蓮, 다시 피는 꽃’은 10월 29일까지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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