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 오페라‘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알려진 유령선 이야기를 모트비로 하고 있다.[사진=국립오페라단]

구원을 기다리며 방황하는 유령선 이야기. 이는 15세기부터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널리 알려진 전설이다.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이 전설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다.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으로 6주 만에 이 오페라를 완성했다. 특징은 율리시즈의 속편이라 여겨질 정도로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공통적인 주제가 ‘영원한 평화’를 향한 갈망이기 때문이다. 바그너가 만든 작품의 큰 테마인 ‘저주와 부활’도 이 작품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1막 = 무대는 노르웨이 해안가. 집으로 돌아가는 항해 중 풍랑을 만난 노르웨이 선장 달란트는 이름 없는 해안가로 피신한다. 모두가 잠든 늦은 밤, 붉은 돛을 단 검은 유령선이 나타난다. 유령선에선 검은 옷을 입은 네덜란드 남자가 창백한 얼굴로 내려온다. 그는 풍랑을 만나 고생하다 신을 모욕한 죄로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됐다며 자신의 운명을 한탄한다.

이 저주를 풀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다. 7년에 한번 해안가에 도착했을 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여인을 만나는 것이다. 네덜란드인의 금은보화가 탐난 달란트는 이 이야기를 듣고 그에게 자신의 딸 ‘젠타’와 결혼할 것을 제안한다.

2막 = 달란트의 딸 젠타가 집에서 여인들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젠타는 벽에 걸려 있는 네덜란드인의 초상화를 보면서 그의 기구한 운명을 이야기한다. 그녀는 자신이 네덜란드인에게 선택될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젠타 스스로도 네덜란드인을 구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젠타의 남자친구 에릭은 이런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에릭은 젠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그녀와 네덜란드인과 바다로 떠나는 꿈을 꿨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정작 젠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매우 행복해 한다. 에릭은 깊은 실망감을 안고 그녀를 떠난다. 그때 달란트가 네덜란드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침묵 속에서 서로를 바라본 두사람은 운명의 힘에 끌리듯 사랑을 느낀다. 젠타는 자신에게 청혼하는 네덜란드인에게 평생 신의를 지킬 것을 맹세하고 두사람 포옹한다.

3막 = 달란트의 집 근처 두척의 배가 정박해 있다. 배에서는 네덜란드인과 젠타의 결혼을 축하하는 파티가 열렸다. 그때 에릭이 찾아와 한번 더 그녀를 설득하려 한다. 두사람이 함께 있는 것을 본 네덜란드인은 그녀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착각한다. 절망한 그는 배를 타고 다시 바다로 떠나려 한다.

이를 알게 된 젠타가 자신의 순수한 사랑을 전하지만 먼 네덜란드인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는다. 절망한 젠타는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그러자 네덜란드인의 배가 서서히 침몰하기 시작한다. 젠타의 순수한 사랑이 증명되자 저주가 풀린 것이다. 이후 네덜란드인과 젠타의 모습이 파도 위로 솟아오르고 두사람은 함께 하늘로 올라간다.
김현정 체칠리아|성악가(소프라노) sny409@hanmail.net|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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