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극복한 성장세 어디까지…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은 통념을 깨고 있다. 얼어붙은 내수경기에도 실적 성장세가 이어져서다. 1~2가구 및 입주물량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냉랭한 소비심리가 성장세에 제동을 걸거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상승에 1~2인 가구 증가도 한몫했다.[사진=뉴시스]
몇년 전만 해도 가전 유통 시장의 전망은 어두웠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내수경기 악화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구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가전 구매에 지갑을 열 고객이 점차 줄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전시장 점유율(48% · 판매액 기준) 1위인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추이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15년 3조8960억원, 1600억원에서 2016년 각각 3조9390억원, 174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에는 4조650억원, 184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주가도 뛰었다. 지난해 12월말 4만3000원이던 주가는 최근 5만3000원을 넘었다.

 
롯데하이마트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뭘까. 답은 1~2인 가구에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1~2인 가구를 타깃으로 삼은 소형가전이나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는데, 실적이 나쁘지 않다. 이 회사의  자체 브랜드인 ‘하이메이드’가 지난해 선보인 소형세탁기는 1500대의 초기 물량이 조기 완판된 건 대표적 사례다.

주영훈 유진증권 애널리스트는 “인구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가구가 분화하면서, 전체 가구수가 늘었다”면서 “가전제품은 가구 단위로 구입하기 때문에 1~2인 가구가 늘면서 가전 제품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관건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진 것도 롯데하이마트의 성장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 전국 입주 물량은 38만 가구로 2012년 18만 가구의 두배에 이른다. 입주 시기에 맞춰 가전 제품을 교체하는 경우가 많아, 이 회사의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는 거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제로 지난 3년간(2014~2016) 주택 입주 물량과 롯데하이마트의 높은 상관관계(0.61)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리스크가 없다는 건 아니다. 지난해 3분기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소비심리 자체가 얼어 붙어 큰돈이 드는 가전제품 구입을 망설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제에 수많은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입주 물량과 롯데하이마트가 정(+)의 관계를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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