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센터장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연준은 앞으로 두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금리인상을 주저하는 한국은행에 시선이 쏠린다. “이러다가 금리가 역전되면 어쩌느냐”는 거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센터장은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2004~2007년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았다는 게 근거다. 과연 그럴까.

▲ 과도한 수익률을 노리는 투자는 투기로 변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사진=뉴시스]

✚ 올해 국내 증시를 괴롭힐 변수가 많다.
“변수는 늘 많다.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변수 중 하나는 금리인데, 금리와 주식시장의 방향성은 늘 동일했다. 금리 상승기인 지금이 투자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금리가 오른다는 건 경제가 회복되고 물가가 상승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물가상승이 돈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선 자금이 훼손된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투자처로 이동한다. 대표적인 투자처가 부동산, 주식시장, 대체자산 등이다.”

✚ 부동산 시장의 전망은 어둡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서울 강북지역의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2018년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강원도와 동해안 지역의 인프라 투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 아파트 공급물량이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공급 물량 이슈는 인구가 빠져나가는 일부 지방의 문제다. 세종시로 인구가 몰리면서 인근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조선 산업과 관련된 지역도 하락세를 겪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가격은 유지되고 있다.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서울시의 재개발ㆍ재건축 패스트트랙 정책과 올해로 유예기간이 끝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증시의 방향성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도 미국 증시를 따라 상승세를 보일 공산이 크다. 이런 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는 주식시장이 될 것이다.”

✚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역전현상이 몰고 올 파장이 우려된다.
“금리 역전현상의 영향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이미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미국이 한국보다 높다. 과거 사례도 있다. 2004~2007년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았지만 시장은 괜찮았다.”

✚ 투자자금 유출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가.
“오히려 금리가 하락할 때 투자자금이 유출한다. 가계를 예로 들어보자. 소득이 유지되고 있는 가정은 투자자금을 줄일 필요가 없다. 하지만 퇴직이나 질병 등으로 가계 사정이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투자를 줄인다. 이후 예금ㆍ적금ㆍ보험ㆍ주택 등의 순으로 자산을 매각할 것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을 의미한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투자자금을 회수할 필요는 없다. 기준금리가 역전됐다는 이유로 자금이 빠져나가지는 않는다.”

✚ 가계부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부채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은 돈이 많은 상위 계층이다. 상위 20%가 부채의 80%를 갖고 있다고 봐도 된다. 실제로 자산가가 60억원의 건물을 살 때 30억원의 대출을 받는다. 부채가 증가한 건 맞지만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 중산층의 부채 문제는 심각한 이슈다.
“정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MB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낙수효과만 노렸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내수를 살려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1600조원의 60%가 내수다. 하지만 제대로 된 내수 활성화 정책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최근 10년간 무역의존도가 크게 증가했다. 문제는 무역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소득편차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 내수 회복 정책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쓸 돈이 없지 않은가.
“실질임금을 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 코리아 퍼스트 정책이 필요하다.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처럼 국내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일본의 아베 총리도 경기 회복과 내수 증진을 위해 매년 3% 임금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국도 국내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 유례 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기업이 그렇게 하겠는가. 반발이 심할 것이다.
“소득 증대를 위한 기업소득 환율세제 등이 도입 됐을 때도 반발은 있었다. 하지만 생명보험사의 자살보험금 지급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얼마나 강력한 정책을 사용하느냐에 기업의 대응은 바뀔 수 있다.

✚ 정부의 입김이 세다는 게 국내 기업의 저평가 원인 아닌가.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삼성ㆍ포스코 등의 외국인 투자비중이 제일 높다. 국내 기업이 저평가를 받는 건 적 때문이다. 낙폭이 크다보니 실적을 믿지 못한다. 기업의 가치는 실적에 따라 달라진다.”

✚ 국내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휘둘리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인가.
“국내 증시의 매수 주체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시가총액 1~100위까지의 대형주를 90% 이상 들고 있다. 당연히 대형주, 외국인 중심의 장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소형주를 받치는 기관의 경우 고객 예탁금과 주식 설정액이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모습이 바뀌지 않으면 외국인 위주의 시장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 개인투자자가 성과를 올리기 어려워졌다는 얘긴가.
“그렇다. 지금의 시장 구조에서는 개인투자자가 수익을 올리는 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다. 직접 투자해 성과를 올리고 싶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 발품을 팔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마지막으로 투자팁을 준다면.
“과도한 수익률을 노려서는 안 된다. 이자율이 낮다는 건 그만큼 돈을 벌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에 투자해 대박을 노린다. 이는 확률은 낮은데 수익이 큰 로또를 사는 것과 같다. 부자들이 망하지 않는 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고 수익률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설정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수익률을 노리는 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하는 것이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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