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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다운로드 프로그램을 잘못 이용했다간 저작권법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사진=뉴시스]
인터넷에서 소설 한권을 불법 다운로드했다. 괜찮거니 했는데, 이게 웬걸. 저작권자가 형사고소를 하겠다면서 수백만원에 이르는 합의금을 요구했다. 당신 같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합의를 하면 좋겠지만 간단치 않을 거다. 그렇다면 소송을 통해 처벌을 받고 다시는 불법 다운로드를 하지 않으면 된다. 형사든 민사든 죗값은 그리 무겁지 않다.

나름 법을 어기지 않고 소시민으로 살아온 A씨.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그에게 고소장이 날아왔다. 이유는 다름 아닌 저작권법 위반. 인터넷 파일 공유 프로그램(불법 다운로드)으로 만화 한편을 받아본 게 화근이었다. 일부 인터넷 파일 공유 프로그램에는 특정 파일을 제3자에게 공유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 때문에 A씨가 다운로드한 만화가 다시 공유돼 저작권법에 걸린 거였다.

저작권자는 고소를 취하해주는 조건으로 30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 겨우 만화 한권인데 좀 심하다 싶었지만, 겁을 먹은 A씨는 합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클릭 한번에 큰 대가를 치른 셈이다. 그런데 어떤가. A씨의 합의금이 좀 가혹하지 않은가.

사실 저작권자 가운데는 저작권법 위반을 빌미로 형사고소를 하고 취하 조건으로 합의금을 요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일부러 저작물을 압축파일로 만들어 유포한 후 이를 내려받은 이들을 고소해 합의금을 뜯어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 절차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저작권자가 “내  저작물이 불법 유포되고 있다”는 내용의 고소장만 제출하면 수사기관이 알아서 수사를 하고, 피의자까지 찾아주는 경우가 많다. 예전과 달리 정부가 지적재산권 보호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지적재산권의 보호권이 강화된 건 반길 일이다. 하지만 지적재산권 보호시스템이 범죄를 부추기고 있는 건 아닌지도 따져봐야 한다. 만화 한권 다운로드했다가 수백만원을 합의금으로 뜯긴 A씨 사례처럼 말이다.

한편에선 ‘검찰이 비슷한 범죄에 대해 기소유예처분(죄는 인정하지만 기소는 하지 않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소유예처분으로 사건이 끝나더라도 민사상 책임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저작권자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민사소송을 통해 피의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더구나 이런 경우, 저작권자가 비용을 들여서라도 민사소송을 해야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피의자가 이길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귀찮기는 하겠지만 저작권자가 피해볼 일은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합의금 장사를 하려는 저작권자로부터 고소를 당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적정한 합의금으로 원만히 합의하면 가장 좋다. 수사와 재판 등을 통해 받는 스트레스가 작지 않아서다. 저작권자가 터무니없는 합의금을 요구한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합의금을 노린 사건은 검찰이 기소유예처분으로 종결할 가능성이 높고, 손해배상청구를 당해도 배상액은 타당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만 인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임지운 변호사 oceantree1@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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