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항공업계 전망

▲ 대형항공사의 실적은 주춤한 반면 저비용항공사의 성장세는 가파르다.[사진=뉴시스]
연초부터 항공운송업계가 시끌시끌하다. 여객ㆍ화물 수송량이 유례없는 증가세를 띄고 있어서다. 그런데 항공사의 표정은 규모별로 엇갈린다. 대형 항공사는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저비용 항공사(LCC)는 고공비행을 준비 중이다. 대형은 울고(悲), 소형은 웃는다(喜)는 건데, 참 흥미로운 양극화다.

국제 여객수가 사상 최고치(월 기준)를 기록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인천공항의 국제 여객수는 549만1862명.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최대 성수기였던 8월 여객수를 뛰어넘었다. 대내외 정치ㆍ경제 상황이 최악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다.

가장 큰 원동력은 일본 노선의 가파른 성장세다. 지난 1월 일본 노선 여객수는 98만376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이하 같은 기준) 무려 23.5% 성장했다. 화물 부분 실적도 좋았다. 1월 화물수송량은 8.5%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10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항공운송업체의 주요 매출원인 수송(여객ㆍ화물) 사업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해 항공운송업계의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항공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리스크가 산적해 있어서다. 첫째 걸림돌은 제트유가다. 최근 안정을 찾아가던  제트유가는 다시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산유국들의 석유공급 조절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항공사의 지출 중 제트유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중국 노선의 부진은 둘째 걸림돌이다. 1월엔 일본 노선과 미국 노선의 성장으로 중국 노선의 부진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의 한류 금지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중국 여행객수도 가파르게 줄고 있다. 여기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가 현실화하면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저비용항공사의 고공비행

그렇다고 모든 항공사의 전망이 신통치 않은 건 아니다. 악조건은 같지만 우는 곳과 웃는 곳은 따로 있다. 그중 울상을 짓는 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가 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두 대형항공사는 월 국제 여행객수 최고 기록을 달성한 1월에도 실적 개선 효과를 보지 못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여객수는 0.1% 줄었고, 국제선 운항횟수도 각각 0.9%, 4.0% 감소했다. 재무건전성도 좋지 않다. 2016년 기준(전망치) 두 회사의 부채비율은 967.6%(대한항공), 688.3%(아시아나항공)로, 신용 등급이 투기등급 전 단계까지 떨어져 있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LCC 선두 기업인 제주항공의 1월 국제 여객수 증가율은 48.4%에 달했고, 그 외 LCC들도 23.5%의 성장률을 보였다. 재무건전성도 양호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95.1%에 그쳤다. 올해 항공운송업계는 험난한 행보가 예상된다. 양호한 수송량 못지않게 위험요인도 많다. LCC는 지금의 좋은 흐름을 이어갈 방안을, 대형항공사는 재무구조와 실적을 개선할 전략을 짜야 할 때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martin.song@nhqv.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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