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재무설계 | 특정금전신탁의 리스크

▲ 은토 이후 재산관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특정금전신탁이 주목 받고 있다.[사진=아이클릭아트]

개미투자자들에게 다소 생소한 금융상품이 있다. ‘특정금전신탁’이다. 펀드처럼 금융회사가 운영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무엇보다 개인이 투자방법을 결정하고, 개인에게 수익이 돌아간다. 내 맘대로 투자할 순 있지만 시장을 잘못 읽으면 쪽박을 찰 수도 있다는 거다. 특정금전신탁을 해부해봤다.

특정금전신탁은 일부 자산가만 가입하는 금융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최소 2000만~3000만원의 투자자금이 필요한데다 이 상품을 재산 상속ㆍ증여 등의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후재산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는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은행권 특정금전신탁 계좌수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특히 1억원 이하의 특정금전신탁 계좌수는 2015년 상반기 78만3000개에서 지난해 상반기 282만9000개로 3.6배가량 늘었다. 그렇다면 일반투자자에게 다소 생소한 특정금전신탁은 어떤 상품일까.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은행ㆍ증권사ㆍ보험사 등 금융회사에 투자 대상(주식이나 펀드)을 정해 돈을 맡기면 금융회사가 이를 운용해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가장 큰 장점은 투자하고 싶은 자산을 직접 선택해 재무목표나 투자목적에 맞는 재산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정금전신탁은 정기예금형ㆍ단기특정신탁형(MMT)ㆍ주가연계신탁형(ELT)ㆍ채권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정기예금형은 고객이 맡긴 돈을 은행ㆍ증권사 등 금융회사에 신탁하면 금융회사가 정기예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장점은 뛰어난 안정성이다. 올해부터 예금자보호 대상에 포함돼 5000만원 범위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단기특정신탁형은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가 지급되는 상품이다. 단기자금인 환매조건부채권(RP)나 기업어음(CP)에 투자한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시중금리보다 다소 높은 금리를 지급해 인기가 있다. 하지만 단기자산에 투자하는 만큼 장기로 운용하는 상품보다는 수익률이 낮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주가연계신탁형은 말 그대로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코스피 200’ 등 국내외 종합주가지수에 따라 수익을 가져간다. 채권형은 투자적격등급내의 회사채나 CP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기업이 도산할 경우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투자기업에 대한 신용조사가 필요하다.

특정금전신탁은 운용방식과 투자부문에서 펀드와 비슷한 점이 많다. 하지만 두 상품에는 큰 차이가 있다. 펀드는 고객의 돈을 모아 한꺼번에 투자하고 운용은 전적으로 펀드매니저에게 맡겨야 한다. 반면 특정금전신탁은 개별투자자가 맡긴 돈을 투자하고 수익도 개별투자자에게 직접 지급한다. 또한 개인투자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 대상을 채권에서 주식으로, 주식에서 채권으로 변경할 수 있다.

물론 특정금전신탁도 단점은 있다. 정기예금형을 제외하고는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없다. 투자상품의 경우 운용 실적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개인의 투자 방식이 수익률을 결정하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특정금전신탁 투자에도 투자성향 확인, 시장 조사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부원장 blog.naver.com/gonygo3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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