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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실한 서민 1명이 열 부자보다 낫다

기사승인 [210호] 2016.10.13  08: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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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일반인보다 소비 규모가 크다. 하지만 소득에 비하면 많은 편이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보단 투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부자 1명보다 중산층 100명이 내수경제에 훨씬 더 큰 도움을 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산층이 탄탄해져야 소비가 살고 경기가 회복된다는 얘기다.

   
▲ 소득 불평등 문제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다양한 정의가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사유재산과 이윤획득을 목적으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시스템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자본주의는 지금도 자율 경쟁을 통해 인류의 효용을 높이는 생산물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며 성장하고 있다. 이런 자본주의의 정의 가운데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잘 대변해 주는 것이 있다. 독일 경제학자 베르너 좀바라트의 정의다. “자본주의는 생산 수단을 소유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노동자가 시장에서 결합해 활동하는 경제체제이고 영리주의와 경제적 합리주의가 지배한다.”

좀바라트의 정의는 최근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 만연한 ‘수저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자본의 유무에 따라 빈부격차, 소득 양극화, 기회의 불평등 등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양질의 교육과 좋은 일자리를 얻을 기회가 많다는 것은 자본주의를 이해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이는 자본주의가 성숙한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소득수준 하위 5.0%에 속하는 가정의 자녀 42.0%는 성년이 돼서도 여전히 같은 소득수준에 속해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내가 가난하면 내 자녀도 가난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사실 자본주의 특성상 소득 불평등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시장 경제체제를 처음으로 정의한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푸줏간, 술집, 빵집 주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기와 술, 빵을 판매한다”고 말했다. 인간의 이기심이 경제 행위의 근원이라는 얘기다. 이를 미뤄보면 소득의 불균형은 경제 주체의 본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소득 불균형의 정도가 심해져 양극화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논의의 초점은 불균형이 아니라 양극화에 맞춰져야 한다.

양극화를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상위 소득자와 하위 소득자를 비교하는 것이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상위 1.0%의 소득이 하위 40.0% 전체 소득과 같았다. 참여연대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상위 1.0%의 자산이 3억9000만원 증가할 때 하위 20.0%의 자산은 5만원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글로벌 지표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세계 상위 소득 데이터베이스(The World Top Income Database)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상위 10.0% 소득집중도는 44.9%에 달했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세계에서도 미국 다음으로 높다.

사회 갈등 부추기는 소득 양극화

문제는 부가 상위 계층으로만 쏠리면서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득 양극화는 사회 구성원 내 갈등을 유발하고 사회 불안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1789년에 발생한 프랑스 대혁명도 소득 양극화에서 시작됐다. 미국의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계속되는 논란에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 역시 소득 양극화 문제가 저성장을 만나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갈등도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2월에는 한국 사회의 갈등 양상이 사회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을 만큼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도 등장했다. 그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소득 양극화다.

   

소득 양극화는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장 큰 문제는 소비 감소다. 많은 이들은 부자에게 부가 집중되면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부자가 일반인보다 소비를 많이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벌어들이는 소득에 비하면 매우 적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하루 세 번 이상 밥을 먹지는 않는다. 좋은 차를 탄다고 해도 기름을 사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부자 1명이 10만원짜리 밥을 먹는 것보다 일반인 100명이 1만원짜리 밥을 먹는 게 경제에는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또한 부자는 대부분의 소득을 저축
부동산금 등의 재산 증식을 위한 투자에 사용한다. 돈이 실물경제가 아닌 자산가격 상승에 이용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경제에 거품을 끼게 만든다. 국가 전체적으로는 소비가 늘지 않으면서 생산이 줄고, 이는 실업률 상승, 임금하락 등 악순환을 만든다.

한국 경제의 현주소가 이와 같다. 소비감소, 실업률 상승 등 경기침체 요인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지만 주가, 주택가격 등의 자산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층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지 오래다. 한국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위해서는 소비를 많이 하는 소비자인 중산층이 두꺼워져야 한다. 중산층이 살아나야 소비가 증가하고 경제가 살아난다. 정부가 중산층과 서민층 성공을 도울 수 있는 경제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하는 이유다.

중산층 살아나야 경제도 살아

무엇보다 노동자의 고용을 보호하고 세금을 최소화해야 한다. 저소득 노동자에게는 복지정책 등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소득 상위계층과 기업에는 그에 합당한 세금정책을 적용해야 한다. 흔히 자율적이고 역동적인 자본주의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법과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그 결과물이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법과 규제를 소득의 양극화를 만들어 낸 부자에게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그 수혜자는 경제의 허리를 받치는 중산층이 될 것이다.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 www.barunib.com | 더스쿠프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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