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9월 알제리 회동서 원유 감산‧동결 합의할까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 감축 혹은 동결에 합의할 수 있을까.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중심의 비회원국들이 9월 26~28일 이틀간 알제리에서 열리는 국제에너지포럼(IEF)에서 비공식으로 회동할 예정이다. 회동의 핵심은 원유 생산량 논의다. 전세계 에너지 시장 관계자들의 눈이 알제리 회동으로 향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국제에너지포럼에서 원유 생산량 감축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시장은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
전망은 밝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원유 감산ㆍ동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통신은 지난 7일(현지시간) 국제원유트레이딩기업인 군보르 그룹(Gunvor Group)의 시장 조사 담당 책임자인 데이비드 파이프의 분석을 인용, “이번에도 OPEC는 거짓 소식을 알리는 ‘늑대소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프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ㆍ태평양 석유회의(APPEC)에서 “산유국들이 동결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논의가 해가 될 건 없다”면서 “산유국들간 논의 자체가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계속 생산량을 동결한다고 말만 하고 합의를 못하면 어느 시점에 그 말의 약발은 점점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OPEC가 원유 감산‧동결에 합의하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이유는 산유국들의 입장 차이다. OPEC 회원국들은 저유가 상황을 타개를 위해서는 공동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속내는 다르다. 특히 원유시장 안정화를 위한 공조에 합의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이란’을 사이에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올해 초 서방의 경제제재에서 풀려난 이란은 1일 원유 생산량 400만 배럴(제재 이전 수준)에 도달한 후에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런 이란의 행보를 예외적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제재 이전의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 이란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알제리 회동’의 의미를 벌써부터 축소하고 있다. 그는 알제리 국영 언론사 APS와의 인터뷰에서 “9월 마지막주에 열리는 회담은 비공식 회합에 불과하고, 정책 결정을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알제리에서 모든 회원국들이 동의할 경우 실제 조치를 취하기 위한 긴급회의가 별도로 소집될 것”이라고 말했다. OPEC의 원유 감산‧동결 합의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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