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모티브, 주가 왜 떨어졌나

▲ 산업통상자원부의 군용 소총 공급업체 신규 지정에 S&T모티브가 반발하고 있다.[사진=S&T모티브 제공]
S&T모티브는 자동차 부품생산업체다. 그런데 최근 소총 생산업체의 신규 지정이라는 변수에 휘말려 주가가 뚝 떨어졌다. 이 회사가 소총을 독점 공급하고 있어서다. 경쟁업체가 생기니, 주가가 떨어진 거다.

S&T모티브가 정부 부처의 말 한마디에 위기를 맞았다.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K1ㆍK1AㆍK2ㆍK2C1ㆍK3 등 군 주력 소총 납품업체를 국내 D사로 신규 지정했다고 방사청에 통보했다. 그러자 완성차 업체에 차량부품을 생산ㆍ공급하는 S&T모티브의 주가가 하루 새 8.1%(16일 5만9900원→17일 5만5000원) 떨어졌다. 어찌 된 영문일까.

S&T모티브의 주력 사업은 차량부품 생산이지만 전신은 1973년 정부가 소총 국산화를 위해 설립한 조병창造兵廠이다. 1981년 대우정밀공업으로 민영화됐다가 S&T그룹이 2006년 9월 회사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S&T모티브로 사명社名이 바뀌었다. 이 회사는 조병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40년 넘게 군용 소총을 생산해 독점공급해왔다. 이 회사 방산산업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16.3%(2015년 기준)에 이르는 이유다.

소총 중 K2와 K2C1의 매출은 각각 500억원과 600억원에 이른다. 소총 납품업체 신규 기정으로 S&T모티브가 흔들리는 이유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소총 공급업체가 늘어나면 S&T모티브의 K2 매출 예상액은 2016년 수주액인 6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면서 “20%에 이르는 방산 매출의 수익성도 10% 중반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S&T모티브 관계자는 “소총 수요가 급감한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생산 설비를 2배로 늘리는 과잉투자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숙련 기술자의 고용위기를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신규업체 지정 과정이 졸속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방사청은 신규 업체가 현재 양산되는 군 소총을 똑같이 생산할 기술과 노하우가 있는지를 검증하지 않았다”면서 “유사시 소총의 안정적 보급 문제, 공장입지 등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사회 분위기는 대부분의 산업에서 독과점을 없애고, 경쟁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서다. 과점체제인 정유산업, 통신서비스산업 등에서도 새로운 주자들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독점을 인정해달라는 S&T모티브의 주장이 ‘제 밥그릇 지키기’로 비치는 이유다. 따라서 당분간 S&T모티브의 주가 반등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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