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투자자문의 바른투자 | 청년 실업 해결하려면…

청년실업률이 매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문제는 조선, 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고용 여건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요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경기는 여전히 침체일로를 걷고 있고, 국가의 미래동력은 힘을 잃고 있다. 우리는 청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 청년들이 느끼는 체감실업률이 34.2%에 달한다는 분석이 등장했다.[사진=뉴시스]

청년실업률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2월 12.5%, 3월 11.8%, 4월 10.2%, 5월 9.7% 등 4개월 연속 같은달 기준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청년들이 느끼는 체감실업률은 통계자료보다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 고용지표의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이 34.2%에 달하고 체감실업자는 179만2000명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는 공무원시험 준비생, 구직 포기자, 장기취업 준비생 등이 실업률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통계청이 규정하고 있는 청년(15세에서 29세) 중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중ㆍ고등학생, 대학생, 군복무자 등을 제외하면 실업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그렇다면 청년실업이 이토록 심각한 지경에 이른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경기침체에 있다. 무엇보다 건설ㆍ조선ㆍ철강 등 국가 주력산업은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 산업 고도화의 영향으로 생산을 위한 일자리는 크게 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빠져든 지 오래다.

시장은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노동시장의 유연화, 산업 수요에 맞는 인력 양성 등을 제시한다. 한편에선 임금피크제를 시행, 청년층의 채용을 늘리자는 주장도 내놓는다. 기존 노동자의 근로 시간을 줄여 정규직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하지만 이들 모두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다. 지금의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신新성장 산업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산업으로 국가 경제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청년실업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

신성장 산업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1980~1990년대에는 정유ㆍ화학산업이 국내 경제를 이끌었고, 2000년대 초반에는 조선 산업, 2000년대 중반에는 자동차 산업이 그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전기차ㆍ바이오 등이 신성장 핵심 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이런 트렌드를 서둘러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다른 해결책은 청년 창업의 활성화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존 산업을 보호한다는 미명으로 신산업을 규제해선 안 된다. 대기업이 문어발식 진출로 스타트업 기업의 활로를 막아도 안 된다. 좋은 아이디어로 시작한 기업이 성공하는 사회가 돼야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청년실업 문제를 극복한 저력을 갖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경제는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굴지의 대기업마저 단숨에 해체됐고, 외국 기업에 경영권이 넘어간 기업도 수두룩했다. 실업률은 1999년 2월 8.8%까지 치솟았다. 청년 실업률도 14.5%에 달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뒤인 2000년 6월 실업률과 청년실업률은 각각 3.6%, 6.7%로 하락했다.

꺾이지 않는 청년 실업률

실업률을 떨어뜨린 원동력은 뼈를 깎는 혁신이었다. 경쟁력을 잃은 기존 산업을 보호하기보다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기업 경쟁력을 확보한 게 시장에서 힘을 발휘했다. 아울러 신성장 산업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2000년 IT산업을 도입했고, 이른바 인터넷 혁명을 일으켰다. 인터넷 인프라는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신성장 산업의 수용 효과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포털사이트, 온라인 쇼핑, 온라인게임 등에서 한국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선제적인 투자 덕분에 국내 포털 시장은 글로벌 기업에 점령당하지 않았다. 되레 국내 포털 기업이 일본 등 주요국의 메신저 시장을 선점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성장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사진=뉴시스]

예컨대, 네이버의 라인(LINE)의 전세계 가입자 수는 지난해 6억명을 돌파했고, 일본ㆍ대만ㆍ중국ㆍ스위스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라인의 태국 모바일 메신저 시장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국내 게임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기준 19.1%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모바일 게임 역시 14.3%를 기록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신성장 산업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자율주행차, 전기차, 무인항공기 등의 기술 경쟁력은 미국ㆍ일본 등 주요국 7개국 중 꼴찌로 조사됐다. 전기차 분야는 중국에 따라잡힌 지 오래다.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에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교통혁명이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는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청년에게 신성장 산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이다. 신산업은 조금만 주저해도 쉽게 뒤처진다. 우리 청년을 위해, 국가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과감한 도전을 멈춰선 안 된다는 얘기다.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 www.barunib.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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