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물류 부문 분할 괜찮나

삼성SDS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가 매출 비중이 꽤 놓은 ‘물류사업’의 분할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사측은 경영역량의 집중을 이유로 들었지만 투자자들은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 이번 삼성SDS의 사업 분할 검토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경영상의 결정일 공산이 크다.[사진=뉴시스]
“사업 부분의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분할’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었다. “내용,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방어막을 쳤지만 ‘떨어지는 주식’의 기세를 막아내는 덴 실패했다. 이날 주식은 14만2500원으로 뚝 떨어져 최저가를 찍었다. 연초 대비 44% 떨어졌고, 공시일로부터 불과 3일 전인 5월 31일과 비교해도 22% 급락했다.

삼성SDS는 지난 7일 다시 한번 공시를 했다.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 부분 분할을 검토하겠다.” 분할 내용과 방법의 밑그림을 알린 것이다. 주가는 또다시 밑으로 빠졌다. 장 시작 30분 만에a 4%나 떨어졌을 정도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시장이 삼성SDS의 사업 분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삼성그룹 내 지배구조 때문.

삼성SDS는 2014년 11월 상장 당시부터 ‘이재용 주식’으로 불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의 11.25%를 보유하면서 삼성SDS가 이재용호號의 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주당 공모가가 19만원 정도였던 이 회사의 주식이 상장 직후 42만원까지 껑충 뛰어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던 삼성SDS 주가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지난 1월.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자금 조달을 이유로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에서 2%가량을 매각하면서다. 주가는 급락했고, 유상증자는 무산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삼성물산 지분 매입에 썼다. 투자자들은 사실상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선택된 것으로 풀이했다. 자연스럽게 삼성SDS의 ‘물류 분할 플랜’에 의혹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분할의 이유가 공시와 달리 삼성물산과 물류사업을 합병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거다. 실제로 삼성SDS의 물류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에 달한다. 컨설팅・SI사업의 매출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삼성SDS의 물류 분할을 두고 ‘사업 역량 강화가 목적이 아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권성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SDS는 상장 이후 성장 정체의 돌파구를 성장성이 큰 물류 사업에서 찾았는데 이번 분할 검토 공시로 무색해졌다”면서 “물류 사업이 빠진 삼성SDS는 그저 그런 시스템통합회사로 전락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다은 더스쿠프 기자 eundakan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