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➊ | 정명렬 아수라백작가구연구소 소장

▲ 정명렬 소장은 산업자원통상자원부 가구산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이케아 전문가로 통한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이케아 1주년 개점을 두고 좋은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반박의 목소리도 나온다. 매출을 축소발표한 데다 상생까지 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표 인물은 정명렬 아수라백작가구연구소 소장이다. 2014년 5월 「이케아, 새빨간 거짓말」이란 책을 펴낸 그는 이번에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 이케아의 연 매출을 3000억원대로 예상했다. 맞아떨어졌나.
“아니다. 틀렸다. 이케아의 회계방식, 주변 얘기 등을 종합해보면, 이케아 매출은 그들이 발표한 308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나는 온라인 매출까지 감안해 3000억원의 매출을 추정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이케아의 매출에선 온라인이 빠졌다.[※참고|이케아 코리아는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매출이 나올 수 없다”고 반박했다.]

✚ 예측이 빗나간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케아 내부에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2015년 10월 기준 매출이 4000억원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 있다. 또한 이케아가 발표한 매출 3080억원은 정확하게 말해 2014년도 9월 1월~2015년도 8월 31일의 매출이다.[※참고|이케아의 입장은 다르다. 이번에 발표한 매출 3080억원의 회계년도는 2014년 12월 16일부터 2015년 12월 15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케아 광명점이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이 4000억원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 이케아가 매출을 의도적으로 줄여서 발표했다는 건가.
“그렇다. 이케아코리아는 의도적으로 매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을 거고 그렇게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 왜 그렇게 보는가.
“이케아로선 의도적으로 매출을 줄여서 발표해야 하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이케아는 공공의 적으로 불린다. 지역 가구업계와의 상생문제도 걸려 있어, 이케아로선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닐 거다. 매출이 많으면 기존 가구업계나 지역업체의 불만이 고조될 것이고, 이케아 측에 요구하는 점도 늘어날 게 뻔하다. 이케아로선 매출이 많다고 자랑할 상황이 아닌 셈이다.”

✚ 그럼에도 이케아가 자랑하는 건 있다. 자신들이 홈퍼니싱 시장을 키웠다는 것이다.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성장하지 않았다. 이케아는 ‘메기효과’가 아니라 ‘풍선효과’를 일으켰다. 쉽게 말해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기업의 자기잠식 또는 제살 깎기)’이다.”

✚ 이유와 근거를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이케아는 자신들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을 키워 상생을 유도했다고 주장한다. 실상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이케아의 주장대로 홈퍼니싱 시장이 커졌다면 중소 가구점이나 공장·유통판매점이 더 많이 생겼어야 한다. 그 수가 비슷하더라도 관련 매출이 10~20%는 늘었어야 한다. 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다. 고정비와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중소 가구점 등이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홈퍼니싱 시장을 키웠다고 할 텐가.”

✚ 결국 이케아가 상생에 실패했다는 지적으로 들린다.
“그렇다. 현재 이케아에 납품하는 국내 기업은 단 한곳도 없다. 국내 가구업계 구조상 그렇게 될 수밖에 없지만 이케아가 대량생산을 요구하는 것도 문제다. 중소 가구점에서 이런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제조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 이케아는 다른 가구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나.
“상생의 방식은 경제주체별로 다르다. 국내 가구 업계가 힘드니, 소수의 업체를 위해 상생해 달라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이케아가 들어오든 더 큰 업체가 들어오든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판을 만드는 게 상생이다. 지자체, 협회와 기관, 이케아 등이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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