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마저 갈등 “매각가 높다” vs “낮다”

▲ 금호산업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에게 제시할 매각 가격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사진=뉴시스]
금호산업 채권단의 매각가 합의가 불발에 그쳤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금호산업 매각가 산정을 위한 회의를 열고 7935억원을 기준으로 매각 여부를 논의했다. 채권단은 인수자에게 이 가격을 최종가격으로 제시할 방침이었지만 이견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7935억원에 매각해야 한다’는 쪽과 ‘가격을 낮춰 연내 팔아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일부 채권단은 연내 매각을 위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협상권자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7935억원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채권단은 1조200억원을 우선 협상할 권리를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제시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매각가가 지나치게 높다며 65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채권단은 박 회장의 의견을 확인한 뒤 채권단의 의견을 수렴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저가격은 7500억원이며, 최고가격은 8600억원이 제시됐다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한번 위기를 맞았던 곳이라는 거다.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이 떨어진 만큼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팔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호산업에 대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크다. 가격을 낮출 필요가 없다는 쪽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국적항공사(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갖고 있는 만큼 인수가격을 낼 만한 여력이 충분하다고 맞서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대부분의 채권단이 명확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7935억원에 팔자는 쪽과 더 낮춰야 한다는 쪽의 채권비율을 더해보니 비슷했다”고 밝혔다.

채권비율 7.6%를 가진 산은 역시 의견을 내지 않았다. 산은은 채권단의 의견을 다시 받아 9월 첫째주에 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의견을 피력하지 않은 채권자와 재무적투자자(FI)의 의견을 조속히 취합하겠다”며 “의견이 많이 모이는 쪽으로 우선협상권자에게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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