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의류업체 1분기 성적표

소비 경기가 악화되면서 내수 의류시장의 수익성 악화도 지속됐다. 하지만 올 1분기는 달랐다. 내수 의류업체 3사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익성도 회복되고 있다. 불황으로 침체를 겪었던 의류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살펴봤다.

▲ 침체를 겪던 내수 의류시장에 실적 회복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내수 의류시장의 회복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표적인 내수 의류 3개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LF(옛 LG패션) 등이다. 3개사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합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 영업이익은 7% 증가했다. 이는 예상치를 각각 2.4%, 5% 웃돈 수치다. 이에 따라 세전이익과 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16%, 17% 늘어났다. 재고평가손실을 입은 LF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외형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1분기 내수 시장의 환경은 좋지 않았다. 백화점 매출액 감소의 영향으로 의류 소매 판매액도 0.2%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액은 각각 17%, 18% 증가했다. 이는 자체적인 실적 개선 노력의 결과물이다. 실제로 한섬은 2012년부터 ‘TIME’ ‘MINE’ ‘SYSTEM’ 등의 자체·수입 브랜드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JAJU’의 매장을 확대하고 있고 자회사 ‘톰보이’의 매출 증가도 실적 회복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수익성도 바닥을 통과했다는 의견이다. 소비 경기 악화로 과도하게 떨어졌던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한섬과 LF의 정상가 판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개선됐다.

여기에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판매·유지관리비의 비율인 판관비율은 하락하고 있다. 이는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마찬가지다. 기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우선 한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예상치보다 6%, 10% 높았다. 제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특히 수입 부문 매출액이 50% 증가해 눈에 띈다. LF의 1분기 영업이익은 어닝쇼크 수준이다.

재고 평가에 대한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와 올해 같은 기간 발생한 재고 가치 평가에 따른 손실이 총 합쳐 200억원 이상이다. 그러나 2분기 실적에는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고 요인을 제외한 정상가 판매율도 개선됐고 시장 상황도 나쁘지 않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117억원과 69억원이다. 전년 대비 5.3%, 16.9%씩 증가한 것이다.

‘몽클레르’ 브랜드 수입이 합작 법인 형태로 바뀌면서 해외 패션 부문 매출이 줄었지만, 국내 브랜드에서 이를 만회했다. 내수 의류업체들의 과거 실적을 보면 외형 둔화보다 수익성 하락폭이 더욱 컸다. 소비 경기가 하락하면서 평균판매단가(AS P)도 과도하게 떨어졌다. 불황의 영향으로 재고 관련 비용이 늘어나 부실 브랜드 구조 조정까지 이어졌다.

그럼에도 신규 브랜드·사업 확대 등 성장을 위한 노력은 멈출 수 없었다. 수익성은 낮아지고 지출 비용은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최근 한섬과 LF 제품 모두 정상가 판매율이 개선되고 있고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원가율이 낮아졌다. 이제는 의류 업체의 투자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ec.na@truefrie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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