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거식증의 원인은 비만 스트레스와 외모지상주의다. [사진=뉴시스]
스스로 먹는 걸 통제할 수 없다면 얼마나 큰 비극일까.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수저를 놓으면 그만인데 말이다. 섭식장애의 대표적인 예로 폭식증과 거식증이 있다. 많이 먹거나 아예 먹지 않는 극단적 선택을 통해 인간의 삶은 무력화되고 생명의 존폐기로에 처하기도 한다.

먼저 거식증에 대해 조명해 보자. 한 날씬한 여성이 거울 앞에 서있다 치자. 거울에 비친 모습은 날씬하지만 정작 본인이 비만이라 느끼면 상황은 달라진다. 체중 감량에 목숨을 거는 다이어트 중독증이 거식증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으로 불리는 거식증은 극단적 체중감소가 특징이다. 살찌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지속적으로 갖게 되기 때문에 극도로 제한된 식사를 하거나 먹고 나서 억지로 토하는 행동을 한다.

구토는 비정상적으로 다량의 음식 섭취를 하는 폭식증과 비만공포에 시달리는 거식증의 공통 증상이다. 대식증이던 거식증이던 환자들의 공통점은 비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의도적으로 토한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거식증은 날씬한 몸을 가진 이가 우상이 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낸 정신적 질환이다. 우리 몸이 인위적인 노력에 의해 변할 수 있다는 그릇된 정보 주입도 섭식장애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결국 거식증은 비만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외모지상주의라는 사회적 병폐가 만들어낸 합작품인 것이다. 거식증의 부작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음식을 체중을 늘리는 수단으로 여기다 보니 부적절한 집착에 빠져 먹은 음식을 일부러 토해내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사춘기부터 20대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식이장애는 4~5%대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이는 무서운 사회적 질병이다. 섭식장애는 사소한 착각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몇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우연히 누군가에게 뚱보소리를 들은 어린이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버겁게 느낀다. 그후 주위를 의식하며 자꾸만 움츠러드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 후 음식을 거부하기 시작한다. 한 여학생은 사춘기를 거치며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진다. 비만과 거리가 먼 몸인데도 스스로가 그 원인을 비만에서 찾았고, 그 결과 섭식장애에 빠졌다.

특히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 성적학대, 이성친구와의 결별 등의 원인이 비만일 때가 많다. 어떤 이들은 삶에서 겪는 힘겨운 일들을 피하고자 섭식장애에 걸리기도 한다. 거식증의 원인은 이처럼 생물학적ㆍ사회적ㆍ심리학적 요인 등 다양하고 복잡하다. 그러나 실제로 주위 사람들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다. 특히 과잉보호를 하거나 문제와 갈등을 다루는데 있어 융통성이 결여된 가족의 역할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특이한 것은 거식증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남성들은 강인한 외모와 힘이 왕성한 식욕에서 나온다고 믿는 탓일까. 남성과는 거리가 먼 거식증을 다음에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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